트럼프, 국토안보부 DB 활용
유권자 검증 시스템 도입 추진
일각 투표권 침해 우려 제기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부정선거 차단을 위해 ‘비(非)시민권자 투표 색출 도구’ 사용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연방대법원이 이를 사용하도록 허용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 연방대법원은 25일 하급심 결정을 뒤집고 각 주가 국토안보부(DHS)의 체류자 신분검증 프로그램(SAVE·Systematic Alien Verification for Entitlements)을 유권자 명부 검증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SAVE는 원래 불법 체류자가 미국의 복지 수급이나 행정 서비스를 받지 못하도록 신청자의 시민권·이민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 사용해 온 데이터베이스(DB)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이 시스템을 확대 개편해 사회보장국(SSA) 자료 등을 추가하고, 여러 사람의 정보를 한꺼번에 조회하는 대량 검색 기능을 도입했다.
그러면서 각 주 선거관리 당국이 이 시스템을 통해 유권자 명부에 등록된 이들의 시민권 여부를 조회하도록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비시민권자의 불법 투표를 막고 선거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연방 정부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유권자 검증 도구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비시민권자들의 불법 투표로 2020년 대선 결과가 왜곡됐다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왔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이 과정에서 연방정부가 수백만명의 개인정보를 부적절하게 통합·공유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6월 미 연방지방법원의 스파클 수크나난 판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SAVE 확대 프로그램이 개인정보보호법, 사회보장법, 행정절차법 등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잘못된 정보 때문에 합법적인 유권자가 유권자 명부에서 삭제될 위험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개편된 SAVE 시스템의 운영을 즉각 무효화하고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연방항소법원 역시 1심의 ‘SAVE 사용 금지’ 효력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대법원에 다시 이의를 제기했으며, 보수 우위의 대법원은 행정부의 손을 들어 하급심의 ‘SAVE 사용 금지’ 효력을 일단 정지시켰다. 즉 중간선거 전까지 각 주 선거 당국이 SAVE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게 길을 터준 셈이다.
대법원은 “하급심 명령은 연방 정부가 해당 업무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걸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론자들은 이 시스템으로 합법적인 유권자가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텍사스주 유권자인 앤서니 넬스는 AP에 이 시스템이 “사람들의 헌법상 투표권을 침해”한다며 “이는 다가오는 선거와 향후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또 다른 부당한 수단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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