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화재·위험물질 누출 관련 위반 91건 적발
189건 사법처리…284건에 과태료 5억510만원
생산량·신규채용 늘었지만 안전관리 인력 충원 미흡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세 차례 폭발·화재 사고로 13명이 숨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폭발 예방을 위한 기본 안전조치 위반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폭발 위험 장소에서 방폭 인증을 받지 않은 전기·기계기구를 사용하고, 급성 독성물질을 취급하면서도 누출 감지·경보설비를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생산량과 신규채용이 늘었지만 안전보건 관리 인력은 그에 맞춰 충원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6월 1일 폭발사고로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을 특별감독한 결과, 총 473건의 법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1일 밝혔다. 노동부는 이 가운데 189건을 즉시 사법처리하고, 나머지 284건에 대해서는 과태료 5억510만원을 부과할 예정이다.
이번 감독은 대전R&D캠퍼스를 포함해 6월 29일부터 9월 18일까지 진행됐다. 사망사고 유형인 폭발·화재와 업종 특성에 따른 위험물질 누출 방지조치, 유해물질 관리, 공정안전보고서 이행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안전보건규칙 위반은 총 184건이었다. 이 가운데 폭발·화재 관련 위반이 46건, 위험물질·누출 관련 위반이 45건으로, 두 유형을 합치면 91건에 달했다. 나머지 93건은 추락·끼임·감전 등과 관련한 위반이었다.
폭발·화재 위험을 막기 위한 기본 설비부터 미흡했다. 분진·폭발 위험 장소에서 방폭 인증을 받지 않은 전기·기계기구를 사용했고, 비상발전기 경유탱크에는 인화방지망을 설치하지 않았다. 압력용기에 최고사용압력을 표시하지 않거나 화학설비가 설치된 건축물에 불연성 재료가 아닌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한 사례도 확인됐다.
위험물질 누출 방지조치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 열팽창으로 과압이 발생할 수 있는 설비에 안전밸브를 설치하지 않았고, 급성 독성물질을 취급하는 곳에 누출 감지·경보설비가 없었다. 관리대상 유해물질인 산화규소를 취급하면서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사례도 적발됐다.
위험물 취급 장소에 피난 방향으로 열리는 비상구를 설치하지 않거나, 작업발판 끝단에 안전난간을 두지 않은 위반도 있었다. 모터 구동축 덮개 미설치 등 끼임 예방조치도 미흡했다. 하청 노동자 보호와 관련해서는 작업장 순회점검, 위험물질 특별교육, 안전보건협의체 운영 등을 이행하지 않은 위반 5건이 확인됐다.
노동자에게 위험성을 알리고 건강을 보호하는 조치도 부실했다. 물질안전보건자료 미게시·교육 미실시 등 56건, 안전보건교육 미실시 27건, 특수건강진단 미실시 4건이 적발됐다. 인듐·산화철 등 유해인자에 노출되는 노동자에게 필요한 특수건강진단을 실시하지 않은 사례도 포함됐다.
유해·위험 설비의 사고 예방을 위해 작성하는 공정안전보고서 미이행은 102건이었다. 가스누출 감지기의 경보 설정값과 기계 온도에 따른 인터록 설정치 기준 등을 지키지 않았다.
노동부는 최근 생산량 증가와 신규채용 확대에도 안전보건 관리 인력이 그에 맞춰 충원되지 않는 등 산업안전을 위한 기반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위반사항에 대한 조치와 함께 개선 여부를 확인하고, 안전보건 관리 인력과 체계를 보강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한화 대전사업장에서는 2018년 5월 추진연료 충전 중 화재·폭발로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2019년 2월에는 추진제 코어 연결 작업 중 화재·폭발로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올해 6월에는 세척 작업 중 폭발로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쳐, 세 차례 사고의 사망자는 총 13명에 달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방산업체라는 특성상 높은 수준의 안전관리가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방위산업의 대표 대기업에서 화재·폭발 관련 안전수칙은 물론, 기본적인 안전조치 위반도 확인됐다”며 “특히, 2018년, 2019년에 이어 동일 유형의 화재·폭발 사고가 반복됐다는 것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기업은 이번 감독결과를 토대로 화재·폭발 위험요인을 포함한 전반적인 위험요인을 모두 점검하고 개선대책을 마련하여 안전보건관리 체계를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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