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30일(현지시간) 일방적으로 발표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는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에도 참여 가능성을 검토한 바 있으나, 사업성과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번번이 논란이 됐던 사업이다.
이 사업은 알래스카 최북단 노스슬로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약 800마일(1300㎞)의 가스관을 통해 남부 항구 니키스키로 운송한 뒤 액화해 수요처에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 사업은 연간 최대 2000만t의 LNG 생산을 목표로 하며, 전체 사업비는 445억∼545억달러(약 60조∼74조원) 수준이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올해 가스관에 대한 최종투자결정(FID), 다음해 수출시설 FID를 거쳐 2031년 첫 LNG를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가스관 FID는 본래 지난해 말이 목표였지만 올해로 미뤄졌다. 사업을 주도하는 미국 에너지 인프라 개발업체 글렌파른 그룹이 목표로 했던 구매 계약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글렌파른 그룹 최고경영자(CEO)인 브렌던 듀발은 이날 백악관 발표 행사에서 “파이프라인 건설에는 3년이 걸리며, 자금 조달이 이뤄지는 즉시 착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1968년 가스전 발견 이후 반세기 넘게 욕심을 냈던 것이지만, 매번 막대한 사업비와 경제성 논란이 일어, 현재까지 본격적으로 추진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한국가스공사도 사업참여와 투자 가능성 및 타당성을 검토했으나, 이후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 2014년 엑손모빌과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코노코필립스가 사업을 검토했던 것도 막대한 사업비 등에 막혀 2017년 모두 철수 순서를 밟았다.
이후 알래스카주 산하 알래스카 가스라인 개발공사(AGDC)가 사업을 이어왔고, 지난해 3월 글렌파른이 사업 자산을 보유한 AGDC 자회사 ‘8스타 알래스카’의 지분 75%를 인수하며 사업에 다시 뛰어들었다. AGDC는 여전히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직후 반세기 넘도록 사업성에서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는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취임 직후 행정명령을 통해 알래스카 LNG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생산된 LNG를 미국 내 다른 지역과 태평양 동맹국에 판매·수송하는 방안을 추진하도록 지시했다.
이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도 지난해 10월 한국의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 대상에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에도 “아시아로 천연가스를 수출하기 위한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에 착수했다”며 한국·일본과의 무역 합의를 통해 “전례 없는 수준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 사업은 알래스카에서 동아시아까지의 운송 거리가 미국 멕시코만 연안 LNG 터미널보다 짧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강추위로 얼어붙은 땅에 가스관을 설립하는 공사라는 특성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사업비가 중간에 대폭 늘어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프로젝트는 가스관 건설비만 132억∼169억달러(약 18조∼23조원)로 추산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운송거리는 멕시코만 LNG 터미널보다 짧을지언정 사업비는 두 배가 넘는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1일(현지시간) 글렌파른이 지난 6월 알래스카주 의회에 제시한 사업비용(445억∼545억달러)에 대해 “연간 2000만t 생산능력에 비춰보면 100만t당 22억∼27억달러(약 3조∼3조7000억원)로, 지금까지 제안된 미국 LNG 수출 프로젝트 중 가장 높은 비용”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승인된 미국의 LNG 프로젝트들은 일반적으로 100만t당 평균 10억달러에 못 미치는 비용으로 건설됐다. 셰니에르 에너지가 텍사스주에서 진행한 크리스티 3단계 확장 사업은 연간 1050만t의 생산능력 추가에 약 80억달가 드는 것으로 추산됐다. 사업비용이 100만t당 약 7억6000만달러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가 유독 비용이 많이 드는 이유는 알래스카 북부 노스슬로프에서 남부 니키스키까지 1300㎞ 파이프라인외에도 노스슬로프 가스처리시설(77억∼92억달러), 액화터미널(236억∼284억달러)을 모두 새로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막대한 공사비에 비해 수요가 확실치 않다는 것도 시장이 해당 프로젝트의 사업성에 비판적인 이유 중 하나다. 로이터는 현재까지 한국과 일본, 대만, 태국, 프랑스 등의 기업과 합의한 LNG 공급 물량은 연간 1300만t이지만, 사업 자금 조달을 위해서는 300만t을 추가로 확보하고 기존 합의도 구속력 있는 계약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포텐앤드파트너스의 인텔리전스 책임자 제이슨 피어는 “문제는 아시아 구매자들이 공급 안정성의 대가로 프리미엄(추가금)을 낼 의향이 있는지”라면서 “지금까진 그런 증거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라피던 에너지 그룹의 글로벌 가스 및 LNG 리서치 책임자 알렉스 먼턴은 이 사업이 “투자를 위한 상업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미국의 알래스카 자원 개발 정책이 정권에 따라 달라져 왔다는 점도 사업 진행에 리스크로 꼽힌다. 실제로 알래스카 가스전 개발에 대해 한때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한국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500억달러(약 68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한국 정부는 상업적 합리성이 확인되는 경우에 사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미 상무부와 한국 산업통상부가 함께 배포한 공동 보도자료에도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나와 있다.
천문학적인 돈을 주무르는 기업인, 말 한 마디에 주가가 출렁이는 금융인, 미래를 바꾸는 창업가, 국제 정세에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지도자. [더 비저너리]는 헤럴드경제 국제부가 세상의 흐름을 주도하는 파워 리더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무엇이 현재의 그들을 만들었으며, 어떤 철학과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그들의 생생한 스토리를 전해 드립니다.
kate01@heraldcorp.com
![윤경식 “AI가 지식 다 가진 시대…비워야 창의력 들어선다” [헤럴드디자인라운지 2026]](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02/news-p.v1.20261002.31b39d45dcbb4a0085513b0578901f2a_T1.jpg?type=h&h=240)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세상은 점점 나아져…한국의 변혁 놀라워”[헤럴드디자인라운지 2026]](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02/ams.V01.photo.HDN.P.20261002.P12026100215241420941577364_T1.jpg?type=h&h=240)
![“AI 발전할수록 인간 감각은 무뎌져…다시 일깨워야” [헤럴드디자인라운지 2026]](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02/news-p.v1.20261002.2b0f98642d9d4baea3b9d082b678ebfe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