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차 등 2032년까지 年1회 발사

복수 위성 수송·궤도안착 능력 과시

“반복 성공 경험 산업화로 연결해야”

7일 전남광주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가 발사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7일 전남광주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가 발사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내년 하반기 누리호 6차 발사를 추진하고 2032년까지 매년 1회 이상 발사할 예정이다. 누리호의 신뢰성을 높이고 민간 주도 상업 발사서비스 체제로 전환하겠다.”(오태석 우주항공청장)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5차 발사에 성공하며 대한민국의 ‘우주배송’ 능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국내 최초로 초소형군집위성 5기를 한꺼번에 목표 궤도에 정확히 투입하면서 단순한 위성 수송을 넘어 다수 위성을 원하는 궤도에 배치하는 우주수송 역량을 보여줬다.

특히 민간 체계종합기업의 발사운용 참여가 대폭 확대되면서 정부·연구기관이 주도해온 누리호가 민간 상업 발사서비스로 넘어가는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7일 낮 12시25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는 목표 궤도에 정상 진입해 초소형군집위성 2~6호 5기와 큐브위성 9기를 성공적으로 분리했다.

누리호는 이륙 121초 뒤 고도 약 66.5㎞에서 1단을 분리했고, 231.3초 뒤 고도 약 227㎞에서 페어링을 분리했다. 이어 262초 뒤 고도 약 275.7㎞에서 2단을 분리하고 3단 엔진에 점화했다.

발사 745.7초 만에 고도 575.4㎞에 도달한 누리호는 자세 안정화를 거쳐 795.3초 뒤부터 고도 약 576㎞에서 초소형군집위성 2~6호를 차례로 분리했다.

다만 함께 탑재된 큐브위성은 10기 가운데 9기만 분리됐다. 쿼터니언이 개발한 ‘퍼샛’ 1기는 누리호에서 정상적으로 사출 신호를 보냈지만 실제 분리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주탑재 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2~6호는 모두 목표 궤도에 안착했다. 이후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남극 세종기지, 북극 스발바르 지상국과 양방향 교신에도 성공했다.

이번 발사는 우리나라가 위성을 여러 기 제작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군집위성’을 우주에 배치하고 운용할 능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여러 위성의 궤도를 각각 식별하고 제한된 지상국 교신 시간에 위성별 교신과 상태 점검까지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누리호의 발사 신뢰성도 높아졌다. 5차 발사까지 4차례 성공하면서 누적 발사 성공률은 80%로 올라섰다.

오 청장은 “군집위성의 성공적인 궤도 투입으로 고객이 원하는 궤도와 시간에 맞춰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우주수송 역량을 입증했다”며 “후속 초기운영과 성능검증도 차질 없이 수행해 국가안보와 재난·재해 대응에 실질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민간이 발사통제까지…‘상업발사’ 전환 속도=누리호 5차 발사를 계기로 민간으로의 기술 이전에도 속도가 붙는다. 이번 발사에서는 4차 때보다 체계종합기업의 발사운용 참여 범위를 크게 넓혔다. 민간기업이 실제 발사 경험을 축적해 향후 제작뿐 아니라 발사운용까지 책임지는 상업 발사서비스 사업자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다.

누리호 1~3차 발사에서는 항우연이 발사체 제작과 총조립을 주관하고 참여기업들이 지원했다. 4차 발사부터는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총조립을 주관하고 항우연이 관리·감독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5차 발사에서는 민간 역할이 발사운용까지 확대됐다. 발사통제센터 22개 콘솔 가운데 20개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력 23명이 참여했고, 이 가운데 18명은 실제 콘솔 운용을 맡았다.

오 청장은 “이번에는 약 20개 발사통제센터 콘솔 조작에 직접 참여했고 6차 발사에서는 대부분의 콘솔 조작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정부가 기술 자립을 위해 연구개발한 누리호가 사장되지 않도록 제품화와 사업화를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목표는 내년 하반기 예정된 누리호 6차 발사다. 6차에서도 초소형군집위성 5기를 궤도에 투입한다. 정부는 이후 2032년까지 매년 1회 이상 누리호를 발사해 신뢰성을 높이고 민간 주도의 상업 발사서비스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반복 발사의 성공을 ‘산업화’로 연결하는 것이 다음 과제라고 지적한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우주공공팀장은 “반복 발사를 통해 누리호의 신뢰성을 높이는 동시에 계약·보험·발사운용까지 민간기업이 실제 발사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재사용과 고빈도·저비용 발사를 목표로 하는 차세대 발사체로 기술적 도약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누리호의 성공을 상업화로 연결하려면 단순히 시장에 맡기거나 정부가 직접 개발하는 방식을 넘어 장기 공공구매와 경쟁적 민간 육성을 결합한 한국형 우주수송 산업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성주 천체물리학자는 “아직 발사 횟수 자체가 많지는 않기 때문에 앞으로 더 자주 발사하고, 그 과정에서 일정한 품질과 성공률을 유지하는 경험을 계속 쌓아야 한다”면서 “한번의 발사에도 의미없는 발사라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으며, 발사 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도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