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5.36% 치솟았던 美 10년물 채권 금리

재정·정치 지형 불안한 佛도 국채 금리 급등

‘안전자산의 대표’ 美 국채에 불안 요인 가중

독일·스위스·네덜란드 등에 ‘안전자산’ 수요

미국과 프랑스의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반면, 독일의 국채금리는 하락한 상황을 챗GPT로 구현한 이미지. 국채는 가격과 금리가 반대로 움직이는 구조로,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 수익률인 금리는 오르고 가격이 상승하면 금리는 내려간다. [챗GPT]
미국과 프랑스의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반면, 독일의 국채금리는 하락한 상황을 챗GPT로 구현한 이미지. 국채는 가격과 금리가 반대로 움직이는 구조로,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 수익률인 금리는 오르고 가격이 상승하면 금리는 내려간다. [챗GPT]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20년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시장의 불신이 다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못잖게 재정 부담이 크고 정치 지형에서 균열이 심각한 프랑스도 최근 국채금리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투자자들이 재정 불안이 큰 국가의 국채를 팔고 독일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면서, 유럽 국채시장의 선호도도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의 대표적인 차입 비용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오전 변동성이 큰 장세 속에서 장중 5.36%까지 상승했다. 이후 진행된 390억달러 규모의 입찰 결과 발표 이후 5.288% 수준으로 내려왔다. 전 거래일보다 약 0.03%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30년 만기 국채금리도 금리는 장중 5.73%까지 올랐다가 5.67% 부근에서 거래됐다. 국채는 가격과 금리가 반대로 움직이는 구조로,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 수익률인 금리는 오르고 가격이 상승하면 금리는 내려간다.

미국은 그나마 국채 입찰에서 수요를 확인하면서 금리가 더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것을 막았다. 크리스티나 후퍼 맨그룹 수석 글로벌 거시전략가는 “입찰을 앞두고 수요가 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상당히 컸다”며 “강한 수요가 확인된 것이 시장에 영향을 준 것은 자연스럽다. 일종의 안도 랠리”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국채 금리가 최근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는 여전히 위축된 상태다. 유럽에선 투자자들이 채권시장 급락을 계기로 국가별 재정 건전성을 한층 엄격하게 따지기 시작했다.

유럽에서는 프랑스가 미국과 비슷한 고민을 안게 됐다. 프랑스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한때 4.93%까지 올라 이달 기록한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에 다시 근접했다. 유로존 2위 경제국인 프랑스가 본격적인 부채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채권 매도세를 자극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프랑스와 독일 10년물 국채와의 금리 차이도 지난주 약 160bp(1bp=0.01%포인트)까지 벌어지며 2012년 이후 최대 수준으로 확대한 상태다.

과거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이탈리아와 영국은 최근 시장 충격에서는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여전히 취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국채시장도 변동성 확대를 피하지 못했다. 영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7bp 오른 5.447%를 기록했다. 영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한때 0.13%포인트 오른 6.04%를 기록해 28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뒤 다시 6%를 소폭 밑도는 수준으로 내려왔다.

반면 독일은 다시 유럽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주 17bp 하락했다. 같은 기간 프랑스 국채 금리가 13bp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찾아 독일 국채로 몰린 결과다.

독일 국채 금리는 인프라와 국방 지출 확대로 인해 안전자산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현재로서는 과도한 걱정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일본 스미토모미쓰이DS자산운용은 “최근 프랑스 국채 일부를 매도하고 독일과 일본 국채를 매수했다”면서 독일 국채 매수에 대해 “우량자산으로의 도피(flight to quality)”라고 설명했다.

부채 수준이 낮은 다른 유럽 국가들의 국채도 지난주 강세를 나타냈다. 네덜란드 국채 금리는 11bp, 스위스는 12bp, 스웨덴은 14bp 각각 하락했다.

악셰이 싱갈 씨티 글로벌 단기금리 트레이딩 책임자는 “핵심은 신뢰할 수 있는 재정정책을 갖고 있느냐는 문제”라며 “안타깝게도 현재 전 세계적으로 그런 정책이 부족하고, 이것이 채권시장을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후퍼 시장전략가도 “채권 자경단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며 “재정 규율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국가들을 응징하고 있다. 지난 한 주간 유럽 각국 국채 금리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