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30 패널토론서 직접 소개
“방콕서 뉴욕으로 원화 송금 가능”
통화정책 방향은 “묵언기간” 침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진원지인 태국에서 “외환 위기로 인해 금융시장의 자유화를 주저해 왔지만 이제 때가 무르익었다”며 원화 국제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신 총재는 17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41회 G30 연례 국제 은행 세미나(Annual International Banking Seminar)’ 패널토론에서 “여기 방콕은 1997년 7월 아시아 외환위기가 시작된 곳이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 때문에 한국을 포함해 지급결제 시스템과 금융시장 전반의 완전한 자유화를 크게 주저해왔다”며 “이제는 때가 무르익었다”고 말했다.
신 총재는 국경 간 지급결제에서 중앙은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가 간 일대일로 연결하는 방식은 국가 수가 늘수록 필요한 연결 수가 급격히 늘어나 초기에 협력을 끌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중앙은행 같은 하나의 중심 플랫폼에 연결하면 수월해진다. 신 총재는 “중앙은행이 정체를 깨는 데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소개한 것이 ‘한국은행원화국제결제망’이다. 원화국제결제망은 정부가 추진 중인 ‘원화 국제화’ 사업의 핵심 과제 중 하나다. 해외 금융기관이 국내 은행에 계좌를 두지 않고도 24시간 원화로 결제할 수 있게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한은은 지난달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 4곳과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신 총재는 “해외 은행이 원화 계좌를 제공하고 방콕에서 뉴욕에 있는 사람에게 원화로 송금할 수 있게 된다”며 “한국 은행에 계좌가 없어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스트를 막 시작했고 (내년)1월 본가동한다”고 말했다.
신 총재는 원화국제결제망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규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은 비교적 간단하다”며 “송금 전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고 개별 식별자가 필요하다는 규정들을 하나하나 면밀히 들여다봐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 총재는 “모든 결제가 중앙은행 화폐로 이뤄지기 때문에 화폐의 단일성이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해외 은행 계좌에 있는 원화든 국내 원화든 최종 결제는 한은 결제망에서 이뤄지는 만큼 같은 가치를 갖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오는 2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앞둔 신 총재는 ‘묵언 기간’이라며 통화정책 관련 발언은 자제했다.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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