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쿄)=안병철 기자] 한국 농식품의 일본 시장 진출을 뒷받침해 온 재일동포 기업들이 네팔 수해 피해 주민 지원에 나섰다. 한국 생산자와 일본 소비자를 이어 온 재일한국농식품연합회 회원사들이 함께 일하는 외국인 직원들의 고국을 돕는 데 뜻을 모았다.
육종문 재일한국농식품연합회 회장은 15일 도쿄 메구로(目黒)구 주일 네팔 대사관을 찾아 회원사들이 함께 마련한 수해 구호성금 100만엔을 전달했다. 쓰루호 요스케(鶴保庸介) 일본 자민당 참의원 의원이 함께했고, 하리하르 칸트 파우델 주일 네팔 대사대리에게 성금을 전달했다.
이번 지원은 회원사에서 일하는 네팔인 직원들과 맺은 인연에서 시작됐다. 회원사 상당수가 한국 식품의 수입과 유통, 판매 현장에 네팔인 직원을 두고 있다. 함께 땀 흘려 온 동료들의 고국에 재난이 닥치자 회원사들이 성금을 모았다.
육 회장은 “회원사 매장과 물류 현장 곳곳에서 네팔 직원들이 큰 몫을 하고 있다”며 “동료의 가족과 이웃이 어려움을 겪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재일한국농식품연합회는 2005년 11월 29일 재일한국식품연합회로 출범했다. 2008년 지금의 이름으로 바꾸고 2009년 일반사단법인으로 전환했으며, 올해 11월로 설립 21주년을 맞는다. 일본에서 유통되는 한국 농수산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건전한 유통체계를 만드는 것이 설립 취지다.
회원사 간 정보 교환에서 출발한 활동은 한국 농식품의 판로 확대와 한·일 경제교류로 이어졌다. 일본 소비자의 요구를 한국 생산자와 가공업체에 전달하고, 한국 지방자치단체와 수출기업이 일본 현지 유통업체를 만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았다.
지난해에는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일본 내 한식당과 손잡고 ‘K-푸드 데이’ 홍보사업을 벌였다. 식품박람회와 수출상담회에 참가하는 한편 현지 한식당을 통해 일본 소비자에게 한국 농식품을 알렸다. 또한 일본 사회공헌에도 힘써 왔다. 일본 지진 피해 지원사업에 참여해 왔으며, 2023년에는 학생 21명에게 장학금도 지원했다.
대구 출신인 육 회장은 1987년 일본에 정착해 무역·유통업에 종사해 왔다. 재일본도쿄한국인연합회 제11대 회장을 지냈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일본동부협의회장을 맡았다. 한인회장 시절에는 운영의 내실을 다지면서 일본 각지 한인회와 교류를 늘리고 젊은 세대의 참여를 끌어내는 데 힘을 쏟았다.
육 회장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여성과 청년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이 주도하는 한국 알리기와 청년 평화통일 워크숍 등을 활동 방향으로 꼽고, 도쿄를 비롯한 관할 지역에서 교류와 사업을 늘려 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한국 농식품을 일본에 알리는 일과 함께, 일본 사회에서 받은 만큼 돌려주는 활동도 꾸준히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ahn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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