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전망 축소 시사…“막연한 수요를 전기본에 반영하긴 어려워”
“원전 공론화에 12차 전기본 지연”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전력 수요 전망치 축소를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6~2040년)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2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기후부 종합감사에서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의 관련 질의에 “AIDC 전력 수요를 과대추계하거나 과소추계하는 일 없이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필요량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할 때 기업들의 수요를 최대한 반영하려고 했으나 막상 (일을) 진행해보니 아직 수요가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면서 “막연한 수요를 12차 전기본에 다 넣기는 어렵고 기업이 가지는 계획과 현실적인 수요를 감안하겠다”고 설명했다.
12차 전기본 수립 총괄위원회 수요전망소위는 지난 8월 2040년 AIDC 최대 전력 수요가 11.9GW(기가와트)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소위는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전인 4월 2040년 AIDC 최대 전력 수요 전망치를 4.0GW로 제시했다가 4개월 만에 7.9GW 늘렸다. 7.9GW는 대형 원자력발전소 5.6기의 설비 용량과 맞먹는다.
당시 소위는 “현시점에 계획이 구체화한 수요만 반영했다”고 설명했지만, 이마저도 과대추계라는 지적이 나왔다.
기후부는 AIDC 전력 수요 전망치를 축소하기 위해 관계부처, 업계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해 국민의 찬성 여론이 높은 상황인데, 정부가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공론화를 추진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의원은 “국민들의 찬성 여론이 80% 넘는 신규원전 건설에 대해서 장관님은 예고도 없이 갑자기 3개월간 공론화를 한다”면서 “이로 인해서 12차 전기본도 3개월 이상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성환) 장관은 그동안 원전에 대해서 반대 입장 취하셨고, 취임 후에도 11차 전기본상 원전(건설) 실시 여부에 대해서 국민의 여론조사를 거쳐서 재결정한 바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 의원은 “결국 전기본위원회에서 그냥 결정하면 되는데 굳이 이렇게 공론화를 해서 지연할 필요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결론은 뻔해 보이는데, 장관님이 탈원전주의자들에게 보여주기식인지 아니면 이재명 정권의 메가프로젝트 전격전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러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여론 수렴을 위해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김 장관은 “11차 전기본은 윤석열정부 때 결정한 내용을 이재명 정부가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와 관련된 것이었는데 그것을 추가로 공론화를 하기에는 너무 기간이 많이 걸려서 일종의 여론조사를 통해서 국민의 여론들을 수렴해서 확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그 과정에서 너무 편의적으로 한 것 아니냐, 졸속으로 한 것 아니냐 이런 비판도 있었다”면서 “12차 전기본은 이재명정부가 판단하고 결정해야 될 상황이라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국민의 여론은 있지만 국민의 의견을 좀 더 디테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어서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전기본이 대략 2년 단위로 만들게 되는데, 지난 11차 전기본이 2025년 2월에 확정됐다”면서 “그렇게(공론화) 하더라도 기간이 더 늦춰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양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또 이날 기후부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서는 원자력발전소의 계속운전 심사가 최대 4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원전 재가동 지연에 따른 전력수급 부담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현재 계속운전 심사를 받고 있는 원전 9기 가운데 4기가 가동을 멈춘 상태다. 일부 원전은 심사에 48개월과 44개월이 소요되는 등 절차가 장기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계속운전은 설계수명이 끝난 원전의 안전성을 심사해 추가 가동을 허가하는 제도다. 원전이 안전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설계수명이 끝난 이후에는 발전을 이어갈 수 없다.
박 의원은 “지금 10년 계속 연장 승인을 받는데 48개월이 지났다. 그러면 나머지 6년 쓰자고 하는 거냐”며 심사 장기화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원전 건설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기존 원전의 계속운전 절차에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의원은 김 장관이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협의하겠다고 밝혔지만, 원안위에서는 관련 논의를 전달받지 못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장관은 “계속 허가의 문제는 원안위 소관이고, 그 법적 절차에 따라서 최대한 빨리 될 수 있도록 관련국에서 노력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원전 계속운전 허가 권한은 원안위에 있는 만큼 법적 절차에 따라 심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김 장관도 관계기관 간 협의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원안위와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의 소관 부처가 나뉘어 있어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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