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휴사 회원 합산 고객 접점 2.6억명 앞세워

회원 모집 중심서 전방위적 사업 협력 전환

AI 플랫폼 활용…제휴사 데이터 협업 강화

현대카드는 PLCC카드를 적극 출시하면서 파트너사 간 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서울 이태원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2024 현대카드 PLCC 파트너사 협의회’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발표하는 모습. [현대카드 제공]
현대카드는 PLCC카드를 적극 출시하면서 파트너사 간 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서울 이태원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2024 현대카드 PLCC 파트너사 협의회’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발표하는 모습. [현대카드 제공]

[헤럴드경제=김서현 기자] 현대카드가 카드 발급과 회원 확보 중심의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사업을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분석과 제휴사 핵심 사업 협력으로 확대하고 있다. 제휴사의 고객 확보를 넘어 실제 매출과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PLCC 2.0’ 전략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PLCC 전 상품을 개편하고 회원 전용 문화 혜택도 강화할 계획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9월부터 PLCC 2.0 전략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2018년부터 2024년까지 회원 확보와 카드 혜택 확대에 집중했던 PLCC 1.0에서 벗어나 제휴사와의 협력 범위와 깊이를 동시에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해에는 협업 모델을 재설계하고 제휴사를 재정비하는 전환기를 거쳤다.

[챗GPT로 제작한 이미지]
[챗GPT로 제작한 이미지]

PLCC는 카드사가 특정 기업과 제휴해 해당 브랜드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신용카드다. 현대카드는 2015년 이마트와 국내 첫 PLCC인 ‘이마트 e카드’를 출시한 이후 대한항공·네이버·코스트코 등 주요 기업과 제휴를 확대하며 시장을 주도해 왔다.

2025년 6월 말 기준 국내 9개 카드사의 PLCC 누적 발급량 1397만장 가운데 현대카드는 1092만장으로 약 78%를 차지했다. 올해 10월 기준 주요 제휴사는 15곳에 달한다. 류수진 현대카드 PLCC 본부장에 따르면 현재 PLCC 사업은 현대카드 전체 사업 외형의 약 절반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PLCC 사업의 무게중심을 회원 수 확대에서 제휴사의 실질적인 사업 성장으로 옮기고 있다. 류 본부장은 “카드는 하나의 도구”라며 “단순히 카드를 많이 발급하는 것보다 고객이 더 자주 이용하도록 만들고 제휴사의 매출 증대에 기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휴사를 선정하는 기준도 달라졌다. 기존에는 각 업종을 대표하는 기업과의 제휴에 집중했다면 PLCC 2.0에서는 데이터 협업 의지가 높은 기업에 무게를 둔다. 카드 발급과 공동 마케팅을 넘어 제휴사의 핵심 사업까지 함께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핵심 수단은 현대카드의 데이터 분석 역량이다. 현대카드는 제휴사들이 고객 데이터를 직접 주고받지 않고도 공동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메인 코스모스(Domain Cosmos)’라는 데이터 동맹을 구축했다. 제휴사 회원을 합산한 고객 접점은 약 2억6000만명 규모로, 이를 기반으로 현재까지 5000건 이상의 데이터 협업 마케팅을 진행했다.

PLCC 2.0에서는 여기에 AI 기술을 결합한다. 현대카드가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를 제휴사 전용으로 재구성한 ‘유니버스 포 파트너스(U4P)’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현대카드가 제휴사의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마케팅을 지원했다면 앞으로는 제휴사가 직접 고객 분석·추천·예측 등 AI 기반 마케팅을 수행할 수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10여년간 데이터 사이언스와 AI 분야에 1조원 이상을 투자했으며, 이 가운데 약 5000억원을 데이터 구조화에 투입했다. 2024년에는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을 일본 대형 카드사 SMCC에 수백억원 규모로 수출하기도 했다. 지난 9월 신규 카드를 출시한 제네시스도 U4P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데이터 협업은 카드 밖의 사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카드는 이마트와 결제 데이터를 활용해 인기 맛집을 발굴하고 간편식으로 개발했으며, 대한항공과는 스타링크 기반 초고속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도입에 협력했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카드 혜택도 강화한다. 현대카드는 내년 상반기까지 PLCC 전 상품을 리뉴얼해 고객의 이용 빈도와 소비 패턴에 따라 혜택이 커지는 구조로 개편할 계획이다. 프리미엄 상품군도 확대하고 있으며, 지난 9월에는 연회비가 각각 20만원과 80만원인 제네시스 현대카드 2종을 선보였다.

류 본부장은 “PLCC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회성 결제 혜택의 크기가 아니라 이용 빈도”라며 “많이 이용할수록 더 좋은 혜택을 받고, 충성 고객으로서 특권을 누리는 것이 사업 모델”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가 축적해 온 문화 마케팅 역량도 PLCC 2.0에 접목한다. 기존 적립 혜택에 회원 전용 문화 경험을 더하는 것으로, 오는 12월 네이버와 공동 개최하는 여자 테니스 대회 ‘THE SIX’가 대표적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과 현대카드 회원에게만 예매 기회가 주어지며, 네이버 현대카드 회원에게는 10%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현대카드는 앞으로도 AI 기술과 카드 상품, 문화 콘텐츠를 결합해 제휴사와의 사업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류 본부장은 “고객이 여러 카드 가운데 현대카드를 가장 먼저 꺼내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sns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