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당정협의 열고 논의했지만 결론 못 내려

“여러 가지 열어놓고 점검”…이르면 내주 결론

與, 과세 유예론 우세하지만 일부 신중론 상존

김민석 “과세 강행 시 납세자 불신·혼란 우려”

이형일 “과세 형평성 고려해 합리적 방안 숙고”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상자산과세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상자산과세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윤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가상자산 과세 유예 여부에 대한 결론을 보류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과세 유예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당정은 과세 여건 등을 추가 점검한 뒤 최종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여당 간사인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당정협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과세하자는 의견도 있고 몇 가지 보완하자는 의견도 있어서 당 차원에서 점검하기로 했다”며 “여러 가지 열어놓고 점검해 최종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의원은 “가상자산 과세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공감하지만 국내 과세 형평성에 관한 얘기와 시장 변화에 따른 과세 체계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전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과세 유예 필요성에 공감하는 의견이 다수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위 소속 일부 의원들이 조세 형평성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 외에는 대다수 과세 유예에 의견이 쏠렸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정협의에서 “가상자산 시장의 특성과 거래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상태에서 과세가 시행될 경우 납세자의 불신과 혼란이 있을 수 있다”며 “과세 인프라 미비나 해외 거래소와의 형평성 문제를 포함해 자산 형성의 기회를 모색해 온 청년들의 우려는 어떻게 경청하고 또 반영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인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10월 말까지 준비하기로 한 가상자산 과세 관련 고시를 잠정 유예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조 의원은 “고시가 되면 과세를 하겠다는 정부 측의 일종의 과세 선언으로 간주할 수 있다”며 “고시는 잠깐이라도 유예한 다음 과세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고 나서 판단하는 것이 적절치 않느냐”고 말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현장 간담회에서 전문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과세 원칙에 공감하면서 가상자산 과세 제도가 입법화된 2020년 말 이후 달라진 시장 환경 등을 과세체계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 거래소 이용자와의 과세 형평성 등 글로벌 정책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합리적인 방안을 숙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초 이날 결론 날 것으로 예상됐던 가상자산 과세 유예 결정이 미뤄진 것을 두고 결국 정부 여당 지지율이 하락세 또는 횡보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자산 관련 정책과 과세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청년층 여론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유예론이 제기되는 이유는 해외 거래소와의 과세 형평성 및 과세 인프라 미비 문제 때문이다. 국내 거래소와 달리 해외 거래소나 탈중앙화거래소는 거래 내역을 확보하기 어려워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게 과세가 상대적으로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투자 손실을 다음 과세기간으로 넘겨 공제하는 손실 이월공제 도입 여부도 보완 과제로 꼽힌다.

반면 이미 세 차례 과세를 미룬 상황에서 또다시 시행을 연기할 경우 조세정책의 신뢰성과 예측 가능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가상자산 투자 소득에 대해서만 과세를 유예하는 것이 다른 소득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당정은 추가 점검을 거쳐 이르면 다음 주 과세 유예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과세가 다시 연기될 경우 2020년 제도 도입 이후 네 번째 유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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