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양도세 동시 인상 부작용

3주택자 종부세, 1주택자의 5.1배

세법 심의 과정서 일부 수정 가능

정부의 세법개정안이 보유세와 양도세를 동시에 높여 주택 매매 유도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국회예산정책처의 지적이 나왔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의 주택 수별 차등세율은 폐지하면서 기본공제와 공정시장가액비율 차등은 유지해 같은 가격의 주택을 보유해도 1주택자와 3주택자의 세 부담 격차가 오히려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거주 중심의 세제개편이 임대주택 공급을 줄여 전월세 가격을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2일 국회에 따르면 예정처는 최근 발간한 ‘2026년 세법개정안 분석’ 보고서에서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이 주택 보유와 처분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정부안은 종부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을 높이고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거주기간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공제한도를 신설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예정처는 실거주 1주택자의 일부 낮은 과세표준 구간을 제외하면 종부세 부담이 전반적으로 늘고 양도세도 비거주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강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종부세 부담 증가는 주택 보유비용을 높여 매도를 유도하지만 양도세 부담 증가는 주택 처분을 미루거나 상속·증여를 선택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정부안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거주기간 중심의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전환한다. 공제한도는 인별 연간·양도 물건별로 각각 2028년 20억원, 2029년 이후 10억원이다. 2029년부터는 공제 산정에서 보유기간 요소가 완전히 제외돼 실제 거주기간이 짧은 주택의 양도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세율을 2027년과 2028년 한시적으로 낮추는 방안도 포함됐다.

그러나 예정처는 중과세율을 한시적으로 낮추더라도 중과대상 주택에 대해 기존에 배제됐던 장기거주 소득공제까지 허용하는 것은 아니어서 종전 중과 배제 조치보다 세 부담 인하 폭이 작고 매물 출회 효과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2022년 5월 양도세 중과가 한시적으로 배제됐을 때도 금리 급등기와 맞물려 뚜렷한 매물 출회가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종부세 개편으로 주택 수에 따른 세 부담 격차가 오히려 커지는 점도 지적됐다. 정부가 주택 수별 차등세율은 폐지하면서도 기본공제액과 공정시장가액비율에는 차등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2028년 이후 공정시장가액비율은 1세대 1주택자에게 70%, 3주택자에게 80%가 적용된다.

예정처가 공시가격을 시가의 69%로 가정해 분석한 결과, 총 주택가격이 30억원인 경우 1주택자의 종부세는 현행 211만4000원에서 2028년 183만9000원으로 줄어드는 반면, 3주택자는 342만5000원에서 940만5000원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3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은 1주택자의 현행 1.6배에서 5.1배로 확대된다.

이는 1주택자는 실거주하되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를 받지 않고 3주택자는 동일한 가격의 주택 3채 중 1채에 거주하는 것으로 가정한 결과다. 예정처는 시가 80억원 이하 구간에서 세 부담 격차가 현행보다 커지는 것은 과세형평성 제고 취지에 부합하지 않으며 주택가격 중심의 세율체계와 주택 수에 따른 공제 기준 차등이 서로 부합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대차시장에 미칠 영향도 우려했다. 비거주 주택의 보유세 부담이 강화되고 거주기간에 따라 세제 혜택이 달라지면 주택 보유자가 세금을 줄이기 위해 소유주택으로 이주할 유인이 생긴다. 이 경우 임대 목적으로 공급되던 물량이 감소해 임차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은 우리나라에 거래단계의 세 부담을 완화하고 보유단계의 세 부담을 강화하도록 권고해 왔다. 예정처는 이번 개편안이 보유세 강화 측면에서는 권고에 부합하나 양도세 부담까지 강화한다는 점에서는 배치된다고 평가했다. 취득세 등 거래세와 성격은 다르지만 양도세도 처분 시점에 세 부담이 집중돼 매도를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정처는 지방세인 취득세가 이번 개편안에서 제외된 만큼 국세와 지방세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부동산 세제 조정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과거 보유세·양도세 강화가 주택시장에 미친 영향을 검토하고 기존 주택공급 대책을 조속히 시행할 것을 제언했다.

정부의 세제개편안은 이달부터 국회 심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여당이 부동산 세제개편안의 큰 틀은 유지하되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등 일부 쟁점을 보완할 방침을 밝힌 만큼 심의 과정에서 정부안이 일부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양영경 기자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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