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11일 증시에서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8.04% 하락한 154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루 줄어든 시가총액만 19조원이 넘는다. 국내 금융 대장주인 신한금융지주의 가치가 하루 만에 사라진 셈이다. 우선주도 6.5% 급락 1조8000억원의 시총이 사라졌다. 시총순위 9위이자 금융대장주인 삼성생명이 하루 아침에 사라진 것과 맞먹는 금액이다. 갤럭시노트7 단종이 큰 악재이기는 하지만, 230조원 짜리 슈퍼공룡주의 하루 낙폭으로는 너무 크다. 왜 일까?
이날 삼성전자 주가하락을 이끈 것은 외국인이다. 모건스탠리와 CS증권 UBS, JP모간증권 창구에서 매물이 쏟아졌다. 전일에 이어 프로그램 매도세도 이어졌다. 이날 갤럭시노트7를 사실상 단종하기로 한 게 도화선이 됐다. 하지만 사상 최고 수준인 8조원 넘게 쌓인 대차잔고도 폭발력에 에너지를 공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가 하락하기 전에 빌려둔 주식을 팔아, 즉 공매도(short selling)해 현금을 마련하면 주가가 하락한 후 되사 갚아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을 통해 현선물 차익거래 기회가 생기는 점도 주가하락을 부채질 한 부분으로 보인다. 프로그램 매매의 기준이 되는 선물은 KOSPI200이다. KOSPI200 내 삼성전자 비중은 무려 20%에 달한다.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하면 KOSPI200 선물가격도 하락한다. 삼성전자 주식을 내다팔면 KOSPI200 지수도 하락한다. KOSPI200 선물을 내다팔거나, 콜옵션 매도, 풋옵션 매수를 수행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 주로 외국인 등 큰손들이 쓰는 투자전략이다. 마침 13일은 10월 옵션 만기일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으로 실제 유통주식수가 크게 줄었다. 거래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지분은 삼성 특수관계인과 자사주가 30% 이상, 외국인이 50%, 국민연금 등 기관이 최소 10% 이상을 보유 중이다. 개인주주들 몫은 10% 미만으로 추정된다.
올해 삼성전자 대차잔고는 일정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2월초, 4월 하순, 7월초에 급증했다 한 달이 채 안돼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한 달 안에 빌린 주식을 되갚았다는 뜻이다. 가장 최근에 대차잔고가 늘어난 것은 9월말이다. 10월 중순이 끝나지 전에 대차잔고가 다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지금처럼 주가하락 위험이 높을 때는 공매도 가능성과 직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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