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2050 박스권 묶인 코스피

‘울어야 하나 웃어야 하나’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최순실 게이트’가 정치권은 물론 금융시장에까지 그 여파를 미치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KOSPI) 지수가 간신히 2000선을 방어하고 있다.

여러 대외악재를 이겨내며 올 들어 최장기간 2000포인트 랠리를 근근히 이어가고 있는 코스피는 최장기간 랠리에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연초 전망과 달리 3분기 박스피(코스피+박스권) 돌파는 실패했고, 남은 2개월 역시 2100선을 뚫는 것은 난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정국의 혼란과 미국 대선, 연말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전망 등 여러 굵직한 이슈들을 앞두고 2000선 지지를 위안삼을 뿐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7개월 동안 제자리걸음=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28일까지 올 들어 최장기간인 29일 동안 2000선을 넘어섰다.

경주 지진발생 여파로 증시가 하락한 9월 12일과 13일 잠시 1900선으로 내려 랠리가 끊겼지만, 지난 8월 4일부터 9월 9일까지 26일 동안 2000포인트를 지속 넘어섰다.

202거래일 중 2000포인트가 넘어선 일수는 86일이었다. 하지만 2050포인트 이상이었던 날이 13일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박스피를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코스피의 한계가 엿보였다.

올해 코스피가 2000포인트를 처음 넘어선 것은 3월 30일(2002.14)이다. 7개월 동안 증시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호재는 반응않지만 악재는 잘 견딘다(?)=여전히 2000선 붕괴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증권사들의 코스피 밴드 하단이 상반기보다는 올라와 있지만 내성을 갖췄다고 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다.

김형렬ㆍ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주식형 자금과 고객예탁금 감소 등 내부적 수급환경이 악화되었지만 잘 버틴 한 해였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까지 작은 악재에도 무기력하게 2000포인트를 내주던 모습은 오래 잘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형렬 연구원 등은 코스피가 2013년 이후 ‘2050선 도달→하락추세→단기적인 방향성 전환→1900포인트 수준 단기 저점 하락’패턴을 보여왔다고 진단했다.

그래도 올해 하반기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 금리인상,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결정,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 등 충격강도가 작지 않은 이슈에도 잘 견디는 주식시장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국내증시는 여전히 잠재된 위험요인이 많다고 평가된다”면서 “아직 안착이란 표현을 쓰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봤다.

▶2000선 방어 가능할까…=코스피가 한 달 동안 2000~2050를 유지하면서 여러 악재를 예상하는 시장의 관심은 2000선 방어에 쏠려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증시 상승에 기여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부담, 배럴당 50달러를 하회하는 국제유가(WTI) 수준, 대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해져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선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이나 이익모멘텀 측면에서 여전히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주요국의 이익모멘텀이 전반적으로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과 러시아 2개 국가 정도만 개선세를 보이는 차별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코스피는 최근 갤노트7 이슈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양호한 이익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준희 연구원은 “신흥국 증시의 견조한 흐름과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수준을 감안했을 때 KOSPI는 2000선 부근에서 하방경직성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교보증권 역시 비교적 낙관적인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김형렬ㆍ김지혜 연구원은 “12개월 예상이익 기준 코스피 2000포인트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97배를 기록하고 있다”며 “돌발 악재의 등장에도 강한 내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봤다.

두 연구원은 “우리가 예상보다 탄탄한 지지선을 갖고있다”며 “2000포인트 수준이 오랜시간 정체되며 진입 타이밍을 잡지 못한 대기성 자금도 작지 않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