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최근 현대자동차 임원들이 스스로 10% 임금을 삭감하겠다는 결의를 내놨다. 3분기 실적에서도 나타났듯이 IMF 외환위기 이후 18년만에 첫 ‘역성장’에 대한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이었다. 현대차는 이번 비상 경영 체제의 전환을 의미하는 임원들의 임금 삭감으로 역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임원 임금 반납에 따른 효과는 직접적인 것과 간접적인 부분으로 나눠 생각해볼 수 있다. 직접적인 효과는 임금삭감에 따른 비용절감이며, 간접적인 효과는 비상 경영에 따른 위기 의식 확산과 그에 따른 전사적인 생산 및 판매 향상 노력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직접적인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임금 삭감에 동참하는 인원은 현대차그룹 51개 계열사에 근무하는 약 1000명. 이들 가운데 가장 인원이 많은 ‘이사급‘의 경우 연봉이 1억6000만~2억원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상 임원들 중에는 연봉이 28억원(등기임원 기준)에 이르는 임원도 있으며, 정몽구 회장의 경우 56억원(2015년 기준)의 연봉을 지급받기도 했다. 그 부분을 포함하더라도 대략 200억~3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정도의 비용 절감이 현대차의 영업이익 개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6조3579억원에 이른 점을 감안할 때 코끼리 비스킷에 견줄 만하다.
또 현대차의 역성장에 대한 위기감이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의 경기침체 영향도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임원들의 임금 삭감만으로 변수를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간접적인 효과는 그 이상일 수도 있어 보인다. 특히 임원들의 임금 삭감이 전체 직원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반전의 계기가 된다면 기대 이상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임원들의 임금 삭감을 마중물 삼아 역성장을 단기간에 극복하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임원들의 임금 삭감 이후 팀장급 직원들과 모임을 갖고 위기 극복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재경사업부장 이상흔 상무는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삭감→비상경영→실적향상’으로 이어지는 임원들의 임금 삭감 효과는 지난 2009년에 증명된 바 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속에 임직원 모두 임금을 삭감했던 지난 2009년 현대차는 매출액이 전년보다 14%나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82%나 개선되는 효과를 보였다.
이러한 공식을 주식시장은 알고 있었던 것일까. 현대차 임원들의 자진 임금 삭감 소식이 알려진 지난 25일 당일 주가는 2.6%나 뛰었고, 그 다음날인 26일 현대차의 저조한 3분기 실적 발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8일까지 나흘동안 현대차 주가는 7.4%나 상승하는 그래프를 그렸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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