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대변인을 지낸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사진>이 “(당시에도) 캠프 공식회의에서 나온 결정이 갑자기 뒤집히는 경우가 몇 번 있었다”며 ‘비선(秘線)’에 대한 의심이 과거부터 존재해왔음을 밝혔다. “당시에는 박 대통령 주변에 사심 없이 당과 나라를 걱정하는 분들이 있었기에 ‘국정농단’이 불가능 했지만,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입성한 이후부터 그런 현상이 심해졌다”는 것이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이 의원과 유승민 의원 등 소위 현재 ‘비박(非박근혜)계’ 의원들이 곤경에 처하게 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의원은 31일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2007년 대변인으로 활동하던 당시) 캠프의 공식라인에서 결정을 하면 후보는 그 결정대로 행보를 해야 하는데, 갑자기 돌아가는 차 안에서 (박 대통령이) 10~15 만에 다시 전화를 해 (결정을) 뒤집는 일이 몇 번 있었다”며 “그런 에피소드들이 조금씩 생기면서 ‘정말 비선이 있나’ 이런 생각을 했지만, 그 비선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다”고 했다. “그때만 하더라도 박 대통령 주변에는 당과 나라를 사심 없이 진심으로 걱정하는 분들이 있었기에 현재 드러난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 불가능했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 당선 이후 상황은 바뀌었다.

이 의원은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사심 없던 분들이 자의든 타의든 (박 대통령의 주변을) 떠나는 상황이 됐다”며 “그러면서 이상한 소문이 더욱 심해졌다. ‘수상한 사람에게 줄을 대는 분들이 요직을 차지한다’는 현상이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가고 나서 더 심해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의원은 특히 “그 시점을 계기로 당에도 완장 찬 사람들이 채워지지 않았느냐”며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자신과 유 의원 등 소위 ‘원조 친박(親박근혜)’ 정치인들이 당에서 배척당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런 일을) 말리다가 저 역시 공천도 못 받고 당에서 쫓겨난 것 아니냐. 유 의원도 온 국민이 보는 앞에서 몇 년에 걸쳐서 쫓겨났다”는 게 이 의원의 추측이다.

이 의원은 이에 따라 새누리당이 이번 사태에 큰 책임을 느끼고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국정농단이 심각해진 현재 상황에서는 국정에 참여하셨던 분들이 사실을 몰랐더라도 책임을 벗기 어렵고, 알았다면 공범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새누리다이) 완전한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하지 않고서는 나라를 제대로 이끌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어 “당 혁신의 제1조건은 일신의 영달을 위해서 불의를 주도하고 또 불의에 가담하고 불의를 묵인했던 모든 사람들이 완전히 물러나는 것”이라며 이날 당 일각에서 제기된 지도부 사퇴 요구에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