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지난 달 31일 막을 내린 정부 주도의 ‘전국민 세일 축제’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유통업체 별로 많게는 11%까지 매출이 신장하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가전과 패션 등 주요 품목은 이번 조사에서 두자리수 매출 신장률을 보이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코리아 세일 페스타 할인 기간이던 9월29일부터 10월30일까지 매출이 11.2% 신장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은 4.0%, 현대백화점은 매출이 3.2% 올랐다. 하지만 없던 행사를 정부가 강제로 만들다보니 많은 문제점이 발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매번 똑같은 행사…소비자는 ‘실증’ 느낀다
=백화점 3사가 제공한 코리아 세일 페스타 기간 매출 추이에 따르면, 코리아세일 페스타 행사 후반기 매출은 전반기에 비해 절반 이상 감소했다.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앞에 업체들은 상품구성 측면에서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했고, 행사 중반 들어서 매출 추이가 곤두박질쳤다. 지난 9월29일부터 10월16일까지 기간과 10월17일부터 30일까지 매출액을 비교한 결과, 롯데백화점은 신장률이 5.3%에서 3.1%로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은 행사 초기 5.0%이던 매출 신장률이 3.0%까지 감소했다.
강남점 증축과 센텀시티몰 오픈이 영향을 미친 신세계백화점 만이 10.3%에서 12.1%로 신장률이 상승했다. 상품 구성에 실증을 느낀 고객들이 행사가 계속돼도 매장을 방문하지 않았기때문이다.
이애 비해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나 중국의 광군제(single‘s dayㆍ光棍節), 영국의 박싱데이(Boxing Day)는 눈에 띌 만한 세일 품목이 하나 이상씩 등장하며 전체 세일 이벤트를 견인해 나간다. 지난해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때는 HP에서 나온 넷북 제품, 2014년에는 일부 TV브랜드와 휴대전화가 눈길을 끌었다. 중국의 광군제 당시에는 샤오미 제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서는 이런 눈에 띄는 할인 품목이 보이지 않았다. 기존 정기 세일과 다른 점이 없었다는 평가다. 세일 자체에만 초점이 맞춰졌고 고객은 실증을 느꼈다.
이번 코리아 세일 페스타 기간 겨울의류를 구입한 마혜지(25ㆍ서울 마포구)씨는 “평소 백화점 정기세일과 다른 점이 없었고, 주위 사람들은 행사를 하는지도 모르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코리아 고혈(膏血) 페스타’?
=이번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유통업체들이 제공한 세일 금액이 결국 하청업체들에게서 나온 것이란 점에서 비판도 제기됐다. 유통업체에서 보통 상품을 판매할 때, 제조에 참여한 납품업체의 상품 제작비용을 고려하지 않고 관행을 통해 수익을 나눈다. 어떤 물품이 판매될 경우, 제조업자가 가져가는 금액은 70~60% 남짓이다. 나머지 30~40%는 유통업자에게 판매수수료로 들어간다.
제조업체와 유통사가 6 대 4로 물건 판매대금을 나눠갖기로 한 경우, 10만원짜리 물건을 80% 할인된 2만원에 판매하면 제조업체는 1만2000원, 유통업체는 8000원을 가져간다. 이 제품의 원가가 1만2000원 미만이면 제조사에 미치는 피해는 없겠지만, 10만원짜리 제품에 마케팅 비용과 원자재 값을 포함한 제조사의 생산비용이 1만2000원 수준인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결국 업체들은 제살을 깎아가며 물건을 판매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한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도 “할인이라고 해서 물건을 팔아봐야 원가도 건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코리아세일페스타를 하면 유통업체는 이익을 올릴지 몰라도 제조업체들에게는 이익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백화점 수수료 관련 종합대책을 내면서 유통업체가 세일을 진행할 경우, 납품업체에게 할인 가격의 10% 만큼 수수료를 인하토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가격을 40% 할인하면 납품 수수료를 4% 깎아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통업체와 납품업체가 별도의 수수료 인하계약을 맺지 않은 사례가 많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공정위는 할인기간에 참여한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의 수수료 인하 이행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참여한 백화점이 판매가격을 내리면서 수수료를 인하하겠다고 한 약속을 이행했는지 점검할 것”이라며 “할인행사로 유통 업체의 매출은 늘었는데 수수료를 내리지 않아 판매가 하락으로 인한 매출 감소는 납품업체가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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