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분노하자!’ SNS에 글 준비부터 인증샷까지 공유
“이번 시위에 혼자 가요. 처음인데 뭐 준비해서 가면 되나요?”
“따뜻하게 옷 입고 깔고 앉을 방석, 손팻말, 촛불 정도면 충분합니다. 광화문역 5번출구에서 만나서 같이 가실래요?”
‘최순실 게이트’로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많은 시민들은 연인ㆍ가족ㆍ친구들과 왔다.
하지만 미처 일행을 찾지 못한 이들은 비록 혼자라도 힘을 보태겠다며 광장을 찾았다. ‘혼집회족’이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 준비물부터 인증샷까지 서로 소통하고 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지난 5일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문화제에는 20만명(주최 측 추산ㆍ경찰 추산 5만명)이 모였다.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에서부터 시청광장까지 인파로 가득 메웠다.
대개 일행과 함께하는 듯했지만 혼자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직장인 김모(28) 씨는 “원래 여자친구하고 같이 오려고 했는데, 사정상 혼자 오게 됐다”며 “혼자면 어떻고 여럿이면 어떻나. 다 같은 심정인데”라고 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년층도 눈에 띄었다. 난생처음 집회에 참석한다는 임상호(70) 씨는 “나라도 나서 힘을 보태고자 오늘 아침 일찍 혼자 울산에서 KTX 기차 타고 올라왔다”며 “대통령이 정신병자나 다름없는 사람에게 우리가 준 권력을 위임했고 그 몇몇 사람들의 농단에 국가적 위기가 찾아왔다는 사실에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
‘박근혜 하야를 외치는 중ㆍ고등학생들의 집회’에 참석해 자유 발언을 했던 박모(16) 양은 “뉴스랑 유튜브 생방송 보면서 나라가 망해가는 것 같았다”며 “마음에 맞는 친구들이랑 같이 오려고 했는데 시간이 안맞아서 조만간 같이 오기로 하고 이번엔 혼자 와봤다”고 했다.
이처럼 혼자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SNS 등을 통해서 끊임없이 소통했다. 이날 카카오톡 오픈채팅에서 ‘박근혜 하야’, ‘광화문 시위’ 등으로 검색하면 익명으로 채팅할 수 있는 단체 카톡방들이 검색됐다.
단체 카톡방에 들어온 이들은 시위에 참석하기 위한 준비물을 서로 물어보는 한편, 광화문역에 사람이 너무 많아 종각역에서 내려서 걸어오는 것이 좋다고 하는 등 서로의 정보를 끊임없이 공유했다. 만나서 같이 가자고 하는 이들도 있었다. 또 시위가 이어지는 중간 중간에는 각자 자기의 위치에서 보이는 시위대의 모습을 찍어서 올리거나, 각종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와 관련한 패러디 사진 등을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김진원 기자/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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