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9일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는 대선기간동안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부정적인 면을 집중적으로 부각해왔다. 이는 대선 캠프의 공식 정책보고서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만큼 앞으로 꾸려질 신행정부도 통상 정책 등에서 이보고서의 내용을 상당히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선캠프는 지난 9월 말 통상·에너지·규제개혁을 세부적으로 설명한 경제계획안(Scoring the Trump Economic Plan: Trade, Regulatory & Energy Policy Impact)을 발표했다. 대선캠프 선임정책자문인 피터 나바로와 윌버 로스가 작성한 이 보고서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낮은 이유로 무역수지 적자, 불공정무역 관행 등을 지목하고 있다.
특히 한미 FTA에 대해서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추진한 실패한 협정’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후보가 추진하고 지지한 한·미 FTA로 인해 9만5천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대(對) 한국 무역수지 적자는 거의 두 배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자동차산업의 예를 들며 미시간, 오하이오, 인디애나 주의 일자리 피해가 컸다고도 강조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최근 유세에서 “클린턴이 재앙적이고 일자리를 죽이는 한국과의 무역협정을 우리에게 가져왔다. 그 협정으로 10만 개의 또 다른 일자리가 날아갔다”며 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반복했다.
보고서는 “한미 FTA를 포함한 ‘실패한 협정’에 대해 대대적으로 재협상을 추진해야 한다”며 “모든 협상은 미국의 경제성장 확대, 무역적자 해소, 미국 제조업 강화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후보가 재협상을 요구하면 한국은 불만을 제기할 수 없을 것”이라며 “양측은 더욱 공평한 협정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한미 FTA의 집행규정(enforcement provision)도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자동차 관련 규정을 위반할 경우 최대 처벌은 2.5%의 관세 부과뿐”이라며 “이러한 처벌로는 규정 위반 행동을 저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한 분쟁해결절차에 대해서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결과도 불명확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를 통해서는 미국이 그간 불공정무역 관행으로 입은 피해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중국, 인도, 이탈리아, 한국, 대만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철강 제품을 덤핑 판매하고 있어서 더욱 효과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에 대해서는 “캐나다, 중국, 독일, 일본, 멕시코, 한국 등6개 교역국에서 무역수지 적자의 절반이 발생한다”며 “강경하고 스마트한 무역협정 재협상과 미국 수출 확대 정책 등을 통해 수지를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위반 시 상계관세 부과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WTO 규정 재협상 ▷덤핑과 불법보조금 규제 강화 등의 통상정책 대안도 담고 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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