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에이션 매력 분할매수 할만” 연기금 매수 가능성 반등할수도 일부선 “불확실성 여전 조심해야”
‘막연한 기대는 금물’
미국 45대 대통령 선거가 금융시장에 남긴 교훈이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을 뒤엎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지난 6월 말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다시 한번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시장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당분간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금이 기회, 사들이자=‘트럼프 쇼크’를 저가매수 기회로 보는 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매력을 그 이유로 꼽았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날 전 거래일 대비 45.00포인트(2.25%) 내린 1958.38에 마감했다. 올해 고점인 2070선 대비 5% 이상 조정을 받은 수치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레일링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올해 가장 낮았을 때가 0.91배로, 장중으로는 코스피 1930선 정도”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록한 0.89배와 비교하면 현재 아주 싼 수준이며, 앞으로 기관의 매수세와 연말 배당 등을 고려했을 때 살 만한 환경”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도 분할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봤다. 신한금융투자는 “지지선은 금융위기 이후 PBR 저점인 0.95배, 지수 환산 시 1900포인트로 판단한다”며 “0.95배는 지난해 8월 위안화 절하, 올해 1월 미국 금리인상 쇼크, 6월 말 브렉시트 당시에도 지지선으로 작용했으며, 단기 조정 이후 연말에는 PBR 1배인 2000포인트까지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전날 나타난 투매 증후도 ‘단기 저점’을 보여준 것이라는 설명이 나왔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거래대금은 전 거래일(3조2388억원)의 2배가 넘는 7조4313억원을 기록했다.
지기호 센터장은 “거래대금이 크게 늘었다는 것은 버릴 사람은 버리고, 새롭게 돈이 들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연말까지 주요 변수로는 미국 대선, 옵션만기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있는데, 10일 현재 이 중 절반의 불확실성이 사라졌기 때문에 지수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기금이 ‘구원투수’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국내 증시의 패닉구간에서는 연기금이 순매수 규모를 확대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2013년 테이퍼링, 지난해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등에서도 2조~4조원 규모로 주식을 사들였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연기금은 지난해만 해도 6조~7조원 가량 사들였는데, 올해는 1조원 가량만 투자한 상태여서 자금이 들어올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단기적으로는 반등 가능성이 큰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트럼프 믿을 수 있을까…신중론도 팽팽=신중론도 만만찮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성에 대해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또 하나의 불확실성이다. 이는 주식시장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당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기 때문에 이를 완화하기 위한 발언이 나올 순 있지만, 향후 어떤 발언을 꺼낼지 모른다는 점은 불확실성”이라며 “또 트럼프의 대(對) 한국 정책은 별개의 부분이기 때문에 앞으로 지켜봐야 할 부분이 많아 저가매수 타이밍으로는 보기 어려울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 센터장은 또 “1850포인트 이하로는 지수가 빠지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미국에서는 12월 금리인상, 국내에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있는데 현재까진 이에 대한 대책이 뚜렷하지 않아 외국인들도 당장 한국 시장을 사들이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의 경우 코스피와는 상황이 다를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날 코스닥은 직전 고점인 160포인트 대비 10% 이상 조정받았다. 이 중 정보기술(IT)와 헬스케어 섹터 비중은 60%에 달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코스닥 지수가 지난해부터 레벨업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레벨업 전 지수대인 550포인트가 지지선이 될 것”이라며 “연말을 앞둔 배당 수요가 상대적으로 대형주에 집중될 수 있고, 대주주 과세 요건에 따른 보유주식 매도 관련 수급 이슈가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급하게 살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양영경 기자/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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