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초콜릿왕, 위기의 우크라이나 구할까?’
지난해 말부터 정국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 25일(현지시간) 조기 대선이 실시된다.
지난 2월말 야권의 정권교체 혁명으로 축출된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대신할 국가 지도자를 뽑는 선거다.
▶초콜릿왕 압승예상= 24일(현지시간) 주요외신들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압승이 예상되는 페트로 포로셴코(48) 후보의 향후 행보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친 러시아 분리 시위가 휩쓴 동부 최대 도시 도네츠크를 당선 직후 최우선 행선지로 꼽은 포로셴코는 시간이 갈수록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8~13일에 전국 62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3개 기관 공동 여론조사에서 포로셴코는 53.2%를 얻어, 당선 기준인 과반수를 넘었다. 투표에서 50%에 미달돼 1-2위간 2차 투표를 실시해도 율리아 티모셴코 등 다른 후보들을 압도적 차이로 앞서고 있어, 그의 당선은 기정사실로 여겨진다.
이 같은 판세에 따라 유권자들의 관심은 누가 당선될지가 아니라 포로셴코가 1차 투표에서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을지에 집중돼 있다.
우크라이나 선거법에 따르면 1차 투표에서 50%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를 기록한 2명의 후보자가 결선 투표를 치러 다수 득표자가 당선되게 돼 있다.
▶포로셴코는 누구?= 포로셴코는 극단적인 동서간 갈등을 매듭짓고,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에 빠진 경제를 빠르게 회복시킬 수 있는 최적의 카드로 꼽힌다.
출신, 성장배경, 기업활동, 정치활동 면에서 서방, 러시아 등 어느 한편에도 치우치지 않은 균형잡힌 이력이 대선이후 우크라이나의 독립과 통일을 동시에 이룰 적임자로 평가받는 이유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선거 직후 첫번째 행보로 즉시 방문해야 할 곳은 브뤼셀도, 모스크바도 아니다. 그렇다고 워싱턴도 아니다”며 “내 첫번째 방문은 도네츠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친 서방의 정권 장악 이후 상처받은 동부 2개주의 600만 민심 달래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강력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NYT는 포로셴코가 “우크라이나 갈등 국면을 바꿔놓고 있다”며 “러시아가 그에게서 분명한 협상 파트너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푸틴의 입장을 완화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BC등 외신에 따르면 그는 1965년 남부 오데사에서 태어나 중앙 지역인 빈니챠에서 자랐다. 키예프국립대에서 경제학사 학위를 받은 뒤 커피원두를 파는 일로 사업을 시작했다. 우크라이나의 많은 ‘올리가르히’(신흥부자)와 마찬가지로 그 역시 옛 소련 해체 이후 급변기에 부를 축적했다.
과자업체들을 여럿 인수해 빈니챠에서 ‘로셴’그룹을 세우고 국내 최대 제과업체로 키웠다. ‘초콜릿왕’ 별명은 그때 붙었다.
그는 1998년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정치계에 첫 발을 디뎠다. 이후 10여년 간 친 유럽, 친 러시아 정치 캠프를 모두 경험했다.
지난 2월 친 서방 세력에 의해 축출된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을 도와 2001년 창당 설립자로 참여했다. 이후 어린시절 대부(代父)인 빅토르 유첸코 편에 섰다. 2004년 유첸코를 도와 오렌지혁명을 끌었다. 2009~2010년 티모셴코 총리 시절에 외교 장관을 맡았고, 2007~2012년 중앙은행위원회 위원장, 2012년 경제개발무역장관을 지냈다.
기업가, 정치인, 외교와 경제 관료 등 다방면을 거치면서 ‘실용주의자’란 이미지를 차곡차곡 쌓아갔다. 우크라이나 미래의 최대 과제인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 경제 회복을 바라는 국민적 열망이 그가 많은 지지를 얻고 있는 이유다.
▶동부지역 선거 실시 여부 관심=그러나 앞서 자체 주민투표를 통해 우크라이나로부터 분리·독립을 선언한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등 동부 지역에선 투표가 사실상 무산될 공산이 커 대선 이후 당장 정국 안정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4일(현지시간) 지난 3월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공화국을 제외한 전국 213개 선거구에서 대선 투표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투표에 참가하는 유권자는 약 3천370만 명이다.
투표는 오전 8시에 시작돼 오후 8시에 종료된다.
우크라이나 국가근위대는 5천 명 이상의 군인이 투표소 경비에 나설 예정이라고밝혔다.
아르세니 야체뉵 과도정부 총리는 23일 “우크라이나인들이 가장 귀한 목숨을 바쳐 얻으려 한 자유와 번영, 유럽화 된 미래를 위해 투표에 나와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분리주의 움직임이 거센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등 동부 지역에선 사실상 대선 투표가 무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중앙선관위는 이날 “두 지역 34개 선거구 가운데 20개가 분리주의 민병대에 점거돼 있다”고 밝혔다.
선관위에 따르면 무장 분리주의자들은 중앙정부에서 파견된 위원들을 위협해 선관위 건물에서 쫓아내고 컴퓨터 등 기술장비와 직인을 빼앗는 등 대선 투표를 방해하고 있다.
일부 분리주의자는 투표장에 나오는 유권자들을 폭행하거나 총격을 가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의 유권자는 전체 유권자의 14%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두 지역의 투표가 무산될 경우 우크라이나 대선은 이후 합법성 논란에 휩싸이게될 것이고 분리주의자들은 이를 집중 공격하며 새로 들어설 중앙정부에 저항할 것으로 전망된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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