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빠진 ‘반쪽 대통령’평가…포로셴코 통합의 행보 관건

‘동서 갈등이 아닌 세대 격차가 승패 갈랐다’

25일(현지시간) 치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선거 결과는 재벌 출신 후보 페트로 포로셴코(48) 예상 밖 압승으로 나오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키예프국제사회학연구소’ 등 3개 연구기관 공동출구조사에서 포로셴코는 55.9% 득표율로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지었다. 12.9%를 얻은 2위 바티키프쉬나(조국당) 후보 율리아 티모셴코(54)를 43%포인트차로 누른 압승이다.

▶젊은 유권층의 힘 =뚜껑을 열어보니 이번 대선은 동서 대결이 아닌 신구의 대결 양상으로 드러났다. 1991년 옛 소련 해체에 따른 독립 1세대이자 민주화혁명인 ‘오렌지혁명’을 이끈 50대 후보가 저물고, 독립 당시 20대였던 40대 후보가 약진한 것이다. 우크라이나에서 나고 자란 ‘소련 향수’가 없는 젊은 유권자들이 세대 교체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러시아어와 우크라이나어를 구사하면서도 부모 세대와 달리 우크라이나인으로서의 정체성이 뚜렷한 세대다.

워싱턴포스트(WP)는 “가장 극명한 격차는 지리학적 차이가 아니라 세대간 차이일 수 있다. 자신을 우크라이나 인이라고 생각하는 젊은 층과 옛 소련 연방의 언어와 문화 지배 하에 형성된 나이든 사람들의 차이다”고 지적하고 “이번 투표는 전체 인구(4400만)의 4분의 1인 24세 이하 젊은 층은 그들 자신과 힘있는 이웃(러시아)과의 경계를 지우고 싶어하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해 7월 우크라이나 사회과학연구소가 실시한 국민의식조사에선 18~29세의 58%가 자신을 옛 소련 지역민이 아닌 우크라이나인으로 인식한 반면, 55세 이상에선 이런 인식은 46%에 그쳤다는 결과도 있다.

반쪽짜리 대통령? =우크라이나 통일을 바라는 국민적 지지를 한몸에 받은 포로셴코의 앞날은 그다지 순탄치 않다.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즉 돈바스(Donbass) 지역 분리를 우선 막아야한다. AFP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돈바스 지역에선 친 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의 방해로 34개 선거구 가운데 11개 선거구에서만 투표가 치러졌다. 동부 최대 도시 도네츠크에선 단 한곳의 투표소도 마련되지 못했다.

부패와의 단절 또한 제과업체 운영으로 13억달러 자산을 모은 ‘초콜릿왕’ 포로셴코가 국민에게 입증해야할 과제다. 미국 CNBC는 그가 부정축재로 축출된 전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 정부 아래에서 일했으며, 지난 20년간 정부에서 일해 온점(2009~2010년 외무장관, 2012년 경제개발무역장관)을 지적하며 “유로마이단 운동에 반대하는 세력을 설득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CNBC는 또그가 경제개혁을 추진하는 한편으로 동부에서 분리주의에 반대하는 철강 재벌 리나트 아흐메토프를 비롯해 이고르 콜로모이스키 등 올리가리히(신흥부자)의 지지를 얻어야한다고 지적했다.

▶푸틴의 선택은? =러시아 크렘린궁의 공식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포로셴코는 “러시아는 우리의 이웃이며 현재 러시아 연방과의 관계는 최근 200년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상황”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도 이뤄질 것”이라고 취임 뒤 양국 정상간 회동을 희망했다. 아울러 연내 총선 실시 계획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출구조사 발표가 나온 당시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린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전인 러시아와 핀란드의 경기를 관람했다. 그는 앞서 지난 23일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 총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대선 결과를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또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러시아 군 철수를 지시함으로써 우크라이나 대선 실시 지지를 우회적으로 보여줬다. 포로셴코는 천연가스 부채 문제부터 향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여부까지 러시아와 경제ㆍ군사적으로 얽힌 실타래를 풀어야한다.

한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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