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협상을 시작한지 1년 반만에 결실을 맺게 됐다. 양 지역 간 자유무역협정이 빠른 시일 내 타결된 것은 우리나라의 중미시장 진출 확대 필요성과 중미국가들의 동북아시아 거점 마련 필요성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기업에게 이번 FTA는 중미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다. 중미 6개국(파나마,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의 국내총생산(GDP)은 2247억불, 인구는 4478만 명 규모로, 전략적 가치가 높은 틈새시장 또는 대체시장으로 꼽힌다.
하지만 중미 6개국과 기존 FTA를 체결한 남미 국가들은 차이가 있다. 남미는 석유, 철광석, 가스 등 천연자원이 많아 국제원자재 가격하락이 경기둔화로 이어지지만, 중미는 관광, 물류, 금융 등 상대적으로 서비스산업 비중이 높아 최근 국제유가 하락이 오히려 경제성장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중미는 제조업 수준이 낮아 시장개방수준과 수입의존도가 높다. 따라서 본격적인 해외진출을 준비할 때, 중미 6개국의 시장상황을 명확하게 분석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번 한-중미 FTA에서 기대되는 혜택은 뭘까.
첫째, 한국제품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개선된다는 점이다. 주요 수혜 대상 품목으로는 자동차, 자동차부품, 타이어, 고무제품, 가전제품, 철강제품, 전력기자재, 전선, 플라스틱제품, 조명기기, 가구, 섬유류, 의약품, 의료기기, 음료 등을 들 수 있다. 이중 알로에 음료의 경우 우리기업의 주요 수출 품목으로, 알로에 수출이 많은 파나마,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등 3개국에 즉시 관세 철폐품목에 해당돼 가격경쟁력이 개선될 전망이다.
둘째, 건설인프라 시장의 확대다. 파나마,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등은 물류인프라 건설에 국운을 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니카라과 정부는 홍콩 니카라과운하개발(HKND사)과 500억불을 투자해 니카라과대운하건설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코스타리카 정부는 약 160억불을 투자해 태평양과 대서양을 육상으로 연결하는 코스타리카 드라이 운하(Dry canal) 건설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이번 협상을 통해 중미 정부조달시장이 개방되면서, 우리 건설기업들의 시장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중미 FTA는 비교적 단기간내 높은 수준의 포괄적 FTA를 체결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 기업들의 중미 투자와 한-중미 경제협력 확대가 더욱 큰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미 진출의 교두보로 파나마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파나마는 중미카리브 진출 거점으로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건설·철강·자동차부품 기업들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어 다양한 시장정보를 얻기에 용이하다.
보호무역주의로 수출 회복세가 더딘 한국과 저성장의 늪에 빠진 중미 국가들이 나름의 셈법을 가지고 경제위기 해법으로 FTA를 선택했다. 한국과의 경제 협력 의지가 강한 중미국가와 손을 잡아, 한-중미 자유무역협정에 거는 기대치는 높은 편이다.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의 불씨가 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대해 본다.
황기상 KOTRA 파나마 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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