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지혜ㆍ김현일 기자] “2층에 있는 오빠 구해달라니까 본인 구역이 아니래!”
경기도 고양종합터미널 화재로 숨진 이일범 씨의 여동생 이매숙 씨는 “2층에 우리 오빠 있으니 구해달라고 하는데, 사람들이 자기 구역이 아니라고 막기만 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고양종합터미널 화재가 발생한지 이틀이 지나가는 가운데, 희생자 유가족들의 불만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사고 이후 구조당국이 세월호 사건때와 똑같이 무성의한 대처로 일관하고 있어 유가족들의 답답함은 분노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지난 27일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희생자 유가족 10여명은 현장감식 현장을 찾았다. 사고 발생 후 하루가 지났지만 희생자들을 위한 행정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로 숨진 故 정연남(49ㆍ여성) 씨의 가족은 “사고난 이후에 항시 반복되는 말이지만 관련행정기관이 서로 업무를 미루고 있다”며 정부에 서운함을 토로했다. 그는 “고양시청에서는 지금 여기로 연락하면 저기로 가라고 하고, 거기 가면 또 다른 데로 가라고 한다”며 “사고 수습과 장례절차와 관련해 시청과 구청을 왔다갔다 하면서 담당자만 찾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직 고양시장이 6월 4일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현재 시장 자리가 공석인 것도 사고 수습을 더디게 하는 요소다. 정씨의 가족은 “사고가 나서 사망자가 발생했으면 이후 수습절차가 신속히 진행되도록 해주고 어떻게 보상해줄건지 행정기관이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공사 관계자를 찾아서 그 사람들의 잘못을 따진 다음에서야 CJ푸드빌로부터 보상금을 받아낼 수 있다고 말한다”며 “정부에서 먼저 대책을 세 워서 지원을 해줘야지 책임감이 없어서 서로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고 당일부터 가족들은 선거로 인해 고양시장 자리가 비어 시장이 직접 나서지 않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 고양시장이었던 최성 고양시장후보(새정치민주연합)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조속한 사고 수습을 약속하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세월호 참사를 겪고도 달라진 게 없는 정부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내는 상황이다. 한 가족은 “우리같은 사람이 기업총수나 임원과 대면해서 보상을 받아낼 수 있겠느냐”며 “시청직원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일을 처리하지 못해 시청에 직접 갔는데, 선거철이라며 부시장이 대행하고, 가족들에게 확답도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세월호 때는 유족에게 선보상하고 책임기업에 비용청구한다고 했는데, 우리에게는 어떻게 해줄지 모르겠다”며 발을 동동 굴렸다.
한편 28일 현재 고양 종합터미널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8명으로 집계됐으며 중상자 6명, 경상자는 6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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