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모처럼 웃었다.

지난해 7월 형제간 경영권 분쟁 이후 검찰수사와 함께 롯데월드타워점 면세점까지 잃어버리는 등 끊임없는 악재에 신 회장 뿐만 아니라 롯데그룹 전체가 우울한 날들을 보냈다. 하지만 지난 17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극적으로 부활하면서 신 회장의 발길이 매우 가벼워졌다.

신 회장은 월드타워점의 부활 소식을 듣고 바로 다음날 일요일인 18일 최근 오픈한 롯데몰 은평을 방문했다. 신 회장은 1시간 가량 주요매장을 둘러보며 유통업계의 격전지로 떠오른 복합쇼핑몰 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신 회장은 이날 국내 최대규모로 개장한 어린이 테마파크 ‘롯데월드 키즈파크’의 편의시설과 놀이기구 등을 구석구석 살펴보며 고객반응과 개선점 등을 체크했다.

신 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경영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로 보인다. 최근 회사 내부행사에는 빠짐없이 참석해 왔지만 외부행사 참석이나 현장행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롯데 관계자는 “평일도 아닌 사람들이 몰리는 주말에 쇼핑몰을 찾은 것은 그룹위기를 하루빨리 극복하고 경영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가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업계에서도 신 회장의 가벼운(?) 행보와 관련해 월드타워면세점 부활과 연관지어 해석하고 있다.

롯데에 있어서 월드타워면세점은 단순한 면세점의 의미를 갖는 곳이 아니다. 바로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열쇠가자리하고 있다. 실제 이번 월드타워면세점 특허권을 다시 획득하면서 호텔롯데 상장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 “이번 월드타워면세점 특허권 획득을 계기로 ‘신동빈의 뉴롯데’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수 있게 됐다”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실제 신 회장의 ‘뉴롯데’ 핵심은 바로 그룹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게 중론이다. 일본계 주주들과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는 핵심 계열사가 호텔롯데로, 매출의 80% 이상을 면세점이 차지하고 있을 만큼 중요한 곳이다. 특히 신 회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세계 1위 면세점 도약’의 발판도 마련하게 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한편 특허권 재탈환에 성공한 롯데면세점은 매장 규모를 국내 최대인 1만7334㎡(약 5244평)로 확장키로 했다. 기존 1300명 직원 전원을 재고용하고 바로 매장 문을 열기로 했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신 회장은 지배구조개선과 면세사업 글로벌 1위의 ‘뉴롯데’를 꿈꿔왔다. 그가 한꺼번에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