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일ㆍ고도예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헌법재판소가 박 대통령 측에 세월호 7시간 동안 대통령의 위치와 업무를 소상히 밝히라고 지시했다.
22일 이진성 헌법재판관은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사건 1차 준비기일에서 피청구인인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에 이같은 내용을 지시했다. 이 재판관은 “문제되는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청와대 어느 곳에 위치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봤는지, 업무의 공적인 성격 여부를 시각별로 밝혀달라”고 말했다.
이 재판관은 “세월호 참사는 2년 이상 경과됐지만 매우 특별한 날이고, 대부분 국민들은 기억을 떠올려 자신의 행적을 기억할 수 있는 정도의 중요한 의미를 가진 날이다”며 “박 대통령도 그런 기억이 남다를 것이라고 본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언론과 청문회를 보면 (박 대통령이) 여러 보고를 받은 걸로 됐는데 어떤 보고, 수령시각, 어떤 대응지시가 있었는지 본인이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남김없이 밝혀주고 그에 대한 자료가 있으면 제출해달라”고 했다.
헌재는 또 이날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적힌 9가지 탄핵 사유를 유형별로 나눠 5가지로 압축했다.
헌재는 탄핵 사유를 ▷비선조직에 따른 인치(人治)주의로 국민주권주의와 법치주의를 위반한 점 ▷기업들이 미르,K스포츠 재단에 많게는 수백억을 내도록 강요하는 등 대통령으로서 권한을 남용한 점 ▷비선실세의 전횡을 보도한 신문사를 탄압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점 ▷세월호 참사 당시 제대로 위기상황을 관리하지 못해 국민의 생명권 보호 의무를 위반한 점 ▷뇌물을 수수하는 등 각종 형사법을 위반한 점으로 나눠 정리했다. 헌재는 본 재판에서 이같은 다섯 가지 사유에 대해박 대통령의 헌법,법률 위반이 있었는지 여부를 심리할 방침이다.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은 지난 9일 오후 재적의원 299명 가운데 234명의 찬성으로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탄핵소추안에는 박 대통령이 측근 최순실 씨에게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각종 대외비 문건을 전달한 점, 비선실세가 국정을 좌우하도록 한 점, 기업들이 미르, K스포츠 재단에 많게는 수백억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점, 비선실세의 전횡을 보도한 신문사를 탄압한 점, 세월호 참사 당시 제대로 위기상황을 관리하지 못하고 행적을 밝히지 않은 점 등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명시돼 있다. 또 박 대통령이 뇌물수수·직권남용·강요·공무상비밀누설 등 현행법을 위반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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