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ㆍ유은수 기자] 새누리당의 분당으로 그간 거대 여야 사이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던 국민의당의 입지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합리적보수‘와 ’개혁적 진보‘ 두가지 색채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존재감을 부각시켰던 국민의당은 ’보수신당‘의 출현으로 뚜렷한 정체성을 요구받게 됐다. 반면 두 당 모두 ‘친박ㆍ 친문 패권주의’에 대한 반대의 기치를 내걸고 있어 국민의당 입장에선 대선을 앞두고 보수신당에 연대의 손길을 내밀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당은 38석의 의석으로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대치 때마다 중재안을 내놓으며 거대 여야가 합의점을 찾아가는 물꼬를 텄다는 평가가 많다. 22년만에 가장 빠른 국회 원구성 합의, 추가경정예산안 합의, 김재수 농림수산부장관 해임건의안 등 때로는 야권으로으로부터 새누리당2중대라는 비난을, 때로는 여권으로부터 민주당 2중대라는 비난을 감수하며 제3당으로써의 입지를 쌓아왔다. 하지만 색깔이 겹치는 보수신당의 출현으로 국민의당의 캐스팅보트의 역할 자체가 흔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는 27일 새누리당을 탈당해 보수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선언한 새누리당 의원만 34명, 2차 탈당선언도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국민의당은 원내 4당으로 전락하게 된다. 그간 민주당과 새누리당의 중재역할을 하며 20대 국회가 내건 ‘협치’의 주도적 역할 자체가 위협받게 되는 것이다.국민의당의 한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보수신당이 향후 새누리당과 선을 긋고자 기존의 야3당보다 더 강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지만, 기본적으로 친여성향의 사람들”이라며 “기존에 국민의당으로 쏟아졌던 구애가 보수신당에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캐스팅보트로써 입지가 줄어드는 것과 동시에 국민의당은 ‘뚜렷한 입장’을 요구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합리적 보수세력’과 ‘개혁적 진보세력‘의 공존하고 있는 당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 공동대표는 당정체성에 대해선 “보수의 친구, 진보의 동료”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드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고 다시 철회하는 등 분명한 입장을 정해야 하는 사안에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었다. ‘보수신당’의 출현으로 국민의당이 좀 더 진보적인 역할을 요구 받을 가능성이 커졌지만 향후 구도가 친문(親문재인)대 반문(反문재인)구도로 짜여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수신당’과의 연대를 위해 오히려 보수색체를 뚜렷히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그동안 국민의당 정체성에 대한 비판이 많이 있었는데, 보수신당의 출현이 국민의당의 정체성이 확립될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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