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커 비중 59.1%로 절반 넘어 -새로운 관광 트렌드 자리잡아 -한정식보다 길거리음식, 혼밥 -업계 “올해 한해는 ‘싼커의 해’”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여행은 커다란 세상과 맞서는 일이다. 여행중에는 내가 익숙했던 모든 것들이 사라져버린다. 친구도, 가족도, 학교도, 직장도. ‘일상’이라 불렸던 친숙했던 것들은 먼나라 일이 된다. 그 속에서는 낯선 세상과 나, 둘만이 남는다. 그속에서 많은 여행자들은 값진 깨달음을 얻곤 한다.
여행마니아(Mania)들 사이에서는 단체여행보다는 개별여행이, 친구와 함께보단 혼자 떠나는 여행이 더욱 선호되는 이유다. 그래서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여행마니아가 늘어가는 선진국이 될수록 개별여행자들의 비중이 증가한다고 한다.
최근 중국도 마찬가지다.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춘절, 국경절, 중추절 등 명절이 되면 배낭을 메고 혼자 여행을 떠나는 ‘개별관광객’이 늘어가기 시작했다. 잔뜩 무리를 지어 하나의 깃발아래 움직이는 기존의 요우커(遊客ㆍ중국인관광객)들과는 다르다. 이들 개별관광객을 부르는 ‘싼커(散客)’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한국에도 많은 중국인 개별관광객이 들어오기 시작됐다. 이들은 소비패턴도, 관광지도 이전 요우커들과 다르다. 명동보단 가로수길을, 동대문보다 홍대클럽을 선호하며, 한정식보단 길거리음식과 떡볶이를 즐겨 먹는다. 혼밥과 혼술도 거리낌없이 즐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싼커는 전체 요우커 중에서 59.1%로 절반을 넘어섰다.
싼커들이 많이 찾는 곳은 기존 관광지와 다른 곳이었다. 지난 10월 제일기획이 국경절 연휴 전후인 9월과 10월 싼커들이 많이 사용하는 ‘한국지하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데이터 80만건을 분석한 결과, 조회수가 가장 많았던 장소는 ‘홍대’였다. 이어 남산의 ‘N서울타워’, 북촌 한옥마을, 명동 등 요우커들이 본래 자주 찾던 관광명소도 높은 순위에 올랐지만, ‘새로운 명소’인 이화동 벽화마을(5위)과 가평 쁘띠프랑스(9위),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19위)도 집계 결과에서는 높은 점수를 차지했다.
한국 유통업계는 급부상하기 시작한 싼커 중심의 판매전략을 내세우며 중국인 관광객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신라면세점이 지난달 발족한 ‘장충동 맛집 알리기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신라면세점은 면세점을 방문한 고객에게 면세점 인근의 맛집몰에 대한 소개와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맛집에는 신라면세점의 쇼핑 카달로그 등을 배포해서 양측이 ‘윈-윈(Win-Win)’하는 계획을 세웠다.
여기에 인근 식당들은 반색했다. 장충동 상가번영회 이창원 회장은 “이번 행사가 신라면세점에 방문하는 중국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장충동의 숨은 맛집들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도 최근 중국의 파워블로거 왕홍을 초청했는데, 이들에게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인근 관광명소를 함께 소개하는 동영상을 주문했다. 신세계 백화점 인근에 있는 가로수길, 강남대로 등 관광명소를 소개하고 신세계백화점이 이 인근에 있음을 동영상에서 강조했다. 블로그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접하는 젊은 싼커들이 마케팅의 주대상이었다.
롯데면세점은 ‘퍼스널 쇼퍼’라는 인력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데, 한국을 찾는 부유층 싼커들이 서비스 타겟이다. 이들 특별 인력은 구매력이 높은 외국인 관광객을 1대1로 응대하고, 일정액 이상 구매 시 중국으로 돌아가는 고객이 공항에서 집으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픽업서비스를 제공한다. 주로 대중교통을 타고 여행하는 싼커들의 특징을 겨냥했다.
앞으로도 이런 마케팅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싼커들이 한국을 찾는 만큼, 유통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1위의 면세사업자인 롯데면세점의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싼커 매출액 비중은 전체 의 48%에 달했다. 이 비중은 지난 2014년에는 44%, 2015년에는 45%에 이른 바 있다. 롯데면세점은 내년에는 절반이 넘는 매출이 싼커에서 발생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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