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선박 건조에 주로 쓰이는 후판 가격이 급등하면서 조선사들의 내년도 실적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선박 가격은 정해져있는 것에 비해 원자재 가격이 오르게 되면 조선사들의 영업이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기 때문이다.
12월 영국 조선해운 분석업체인 클락슨 리서치가 집계한 신조 선가지수는 123포인트다. 지난 11월 124포인트를 기록하면서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선박 가격이 또 떨어진 것이다.
초대형유조선(VLCC) 가격은 8450만달러 수준으로 떨어졌고, 17만4000㎥급 LNG 운반선은 1억970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선가 하락 원인은 중국발 가격 경쟁 때문이다. 올해초 선가가 바닥을 치고 이제 상승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지만, 반등 가능성은 아직은 먼 얘기다.
반면 선박 건조 원자재인 후판가격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포스코는 내년 1월부터 후판 가격을 톤당 12만원 인상키로 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도 포스코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 후판 가격 상승은 철광석, 강점탄 등 원자재 가격이 최근 3개월새 50% 가량 상승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
해외 후판가 상승세도 지속되고 있다. 일본 최대 고로사인 신일철주금(NSSMC)은 12월들어 후판 내수 판매 가격을 톤당 5000엔 추가 인상했다. 지난 11월에 이어 두달 연속 제품가 인상에 나선 것이다.
선박 가격은 정체 또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반면, 원자재 가격은 상승하면서 내년 조선사들의 채산성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30만톤급 유조선 제작에 필요한 후판은 4만톤 가량이다. 톤당 10만원만 올라도 원가 부담이 40억원이 커지게 되는 것”이라며 “30만톤 신조선가는 900억원 가량인데, 40억원이 원가로 추가 반영되면 남는 게 없는 장사가 된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선가에 반영키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조선사들의 저가 수주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분을 선가에 반영하기가 어렵다. 가격으로는 중국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수주를 손놓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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