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정부가 21년만에 공공조달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소액 최저가 낙찰제 폐지 등 중소상공인 판로확대를 위한 조달규제 정비로 3조1000억 원의 경제효과와 1만7000여 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무조정실은 28일 서울청사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주재로 ‘민생경제 활력 회복을 위한 규제개혁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중소상공인 판로확대를 위한 조달규제 정비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공공 조달시장이 창업·중소기업의 생산판로 확보를 위한 핵심 수단이지만, 최근 조달비용이 창업·중소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개선안을 마련했다.
국무조정실은 ▷진입장벽 ▷부당조건 ▷제도 불일치 등 3대 분야 139건의 개선과제를 확정했으며, 내년 상반기 중에 조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조달사업 현장점검…공공기관 ‘갑질’=국무조정실은 지난 3월부터 ‘민관합동 조달혁신 TF’를 발족시켜 ▷조달사업 5만6000건 전수조사 ▷기업 조달건의 130건 접수 ▷국가ㆍ지방 계약법령 심층분석 등을 실시, 공공기관의 ‘갑질’을 적발했다.
A기관은 국가계약법상 5일로 제한하고 있는 대금지급 기간을 자의적으로 14일로 변경하고, 실제로 3개월 늦게 대금을 지급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B기관은 홍보대행 용역을 발주하며 용역 내용과 무관하게 실무자에 대한 의전을 요구하는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 계약과정에서 대금을 임의로 감액할 수 있도록 ‘용역계약특수조건’을 강요한 기관도 있었다.
▶실적요구 제도 철폐…창업·소기업 자립기반 마련=국무조정실은 창업·소기업이 보다 용이하게 공공조달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기로 했다.
이를 위해 2억1000만 원 이하의 소액물품 조달 입찰에 참가하는 경우에는 실적이 없어도 입찰에 참가할 수 있도록 실적제한을 폐지하기로 했다.
국무조정실은 공공기관에서 실적을 요구해 온 제도가 폐지되면 보다 다양한 창업·소기업이 조달시장에 참여할 수 있어 9299억 원 규모의 경제효과가 날 것으로기대했다.
또 서류제출 전자화를 통해 제안서 등 불필요한 서류제출 의무를 폐지하고, 반복적으로 제출하는 서류는 조달청에서 저장해 관리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밖에 공공조달 절차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5000만 원 이하의 조달에 대해서는 사전에 발주 규모 등의 주요 정보를 반드시 공개하도록 했다.
▶불합리한 제도 개선…소액 최저가 낙찰제 폐지=국무조정실은 2억1000만 원 이하의 소액 물품 조달을 위해 입찰에 참가하는 경우 최저가 낙찰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국무조정실은 이 경우 조달업체가 적정한 단가를 유지할 수 있어 547억원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조달이 끝났는데도 물품에 하자가 있는지를 살펴보는 검사·검수 절차를 진행하지 않아 기업이 대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보고, 조달 완료 이후 21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검사·검수가 완료된 것으로 보는 ‘검사·검수 간주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입찰에 참여한 기업에 적절한 단가를 보장하기 위해 입찰 최저가의 범위를 84.3%로 올리는 한편, 공공조달 전반에 대한 상시적인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밖에 연 36.5%에 달하는 지체상금률을 절반으로 줄이고, ‘입찰 전(前)→입찰→평가·낙찰→계약이행→사후관리’ 등의 절차를 상세하게 설명하는 ‘규제지도’를 작성하기로 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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