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신탁 수탁고 5년새 59.2% 급증

- 저금리ㆍ고령화로 신탁 수요 증가

-올 하반기 신탁제도 규제 완화도 기대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신탁 사업이 주택담보대출의 뒤를 잇는 은행권의 신성장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저성장ㆍ저금리 등 경제상황과 고령화라는 사회적 문제가 맞물리며 재테크 패턴이 적극적인 수익 추구 보다 안정적인 자산 배분 쪽으로 전환하다보니 재산신탁 등을 중심으로 시장 전망이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예고된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역시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ㆍKB국민ㆍ우리ㆍ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신탁 수탁고는 총 177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5년 전인 2012년(111조4000억원)에 비해 59.2% 급증했다.

이처럼 신탁 시장의 지속적으로 확대에도 불구하고 아직 신탁의 수익이 은행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은 편이다. 지난해 9월말까지 1조5117억원의 누적 순익을 달성한 신한은행의 신탁 수익은 663억원으로 전체 순익의 4.3%에 불과하다. 신탁 수탁고 대비 수익률이 양호한 우리은행도 지난해 총 485억원의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은행 전체 수익의 4% 내외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은 올해 신탁업에 대해 어느 해보다도 적극적이다. 신한, KB국민, KEB하나은행은 올초 조직개편을 통해 신탁사업부를 그룹 단위로 격상하고, 관련부서와 인원을 대폭 확충했다. 사업 책임자도 부장급에서 부행장급이나 전무급으로 조정했다.

시중은행들이 신탁 조직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신탁 시장이 일종의 블루오션이라는 생각으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저성장ㆍ저금리 등이 지속되는 뉴노멀 시대에 더이상 예대마진으로만 수익을 내기 힘든만큼 비이자수익의 대표격인 신탁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저금리에 따른 재테크 트랜드가 적극적인 수익 추구보다는 안정적인 자산 배분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어 주가지수연계신탁(ELT)나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등의 파생상품을 활용해 추가 수익을 얻는 맞춤형 신탁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고령화시대로 본격 진입하면서 증여신탁과 유언대용 신탁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부동산담보신탁이나 금전채권신탁 등 재산신탁의 저변도 확대되는 추세다. 또 팽창하는 은퇴ㆍ퇴직연금 운용자산에 신탁 상품을 활용하는 등 금융지주 내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신탁 제도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규제 완화 역시 시장 확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현재 관련 태스크포스(TF)을 구성해 수탁재산 범위 확대 및 생전 신탁ㆍ유언 신탁 등 새로운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탁 시장 규모가 아직 작지만 매년 순익 증가율이 20~30%에 이르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올 하반기 규제완화가 본격화되면 시장도 빠른 속도로 커지면서 은행의 주요 수입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