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반들과 모임 통해 교류...함께 공부하며 美眼 계발
“도반(道伴)과 함께 배우고 끝없이 공부하며 미안(美眼)을 계발하는 것이 좋은 미술품을 고를 수 있는 비결입니다.”
이상준 호텔프리마 대표는 그들을 ‘도반’이라고 부른다. ‘도를 닦는 벗’이라는 뜻. 여기서 그들은 ‘예사모(예술을 사랑하는 모임)’, ‘이소회’ 등의 예술 소모임을 통해 만나는 교수, CEO, 총장 등을 일컫는다.
이름난 아트 콜렉터인 이 대표는 미술품을 구입하기 전 전문 큐레이터와 상의하는 것은 물론, 여러 문화 소모임을 통해 자문을 받기도 한다. 콜렉션의 안목은 도를 닦는 일 만큼이나 섬세함 도인 같은 영감을 필요로 한다.
‘나의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이자 전 문화재청장인 유홍준 명지대 교수, 이우복 전 대우그룹 부회장, 신성수 고려산업 회장, 이성낙 가천의대 명예총장이자 현대미술관회(이사장 홍라희) 회장 등이 정기적으로 예사모 회동을 갖는다.
특히 이우복 전 부회장은 예술 관련 에세이를 출간할 정도로 미술품 애호가이며 신성수 고려산업 회장도 유명한 아트콜렉터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서로를 도반이라 부르며 새롭게 소장하는 콜렉션을 선보이는 등 오랜 시간 ‘안목’을 단련해 왔다.
경남 함양 출신의 이 대표는 매주 수요일마다 서울 종로의 ‘금곡서당’에서 사서삼경 등을 읽으며 옛 성현의 지혜를 배우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이 모임을 통해서도 미술에 조예가 깊은 기업 CEO, 정ㆍ재계 인사들과 인맥을 형성해 정기적으로 토론의 시간을 갖는다. 최근에는 미술경영 강의도 나간다.
한국 사회에서 억대의 미술품을 구매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편법 상속을 위한 수단으로 여겨지는 것이 세간의 인식. 혹여 세무조사라도 나올까 갤러리부터 콜렉터까지 그림을 사고 파는 일을 쉬쉬하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2007년 달항아리를 일본으로부터 환수했을 때를 떠올리면서 “당시 수억대의 작품을 구매하고 당당히 공개했던 일은 전무후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위 ‘구린 돈’이 아닌 기업 활동을 통해 얻은 순수한 이익잉여금으로 세금을 내고 그림을 구입하는 일이 더 이상 죄를 짓는 행위처럼 인식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국제 미술 경매시장에서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유찰되는 것은 콜렉터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고 말했다. 이중섭, 박수근 등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대변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콜렉터들이 사명감과 자존심을 갖고 지켜줘야 한다는 것이다. KIAF(한국국제아트페어), 광주비엔날레 등 조직위원도 맡고 있는 이 대표는 한국 작가들의 좋은 작품들을 대중과 공유하며 세계에 알리는 ‘민간 문화 지킴이’를 자처하고 있다.
김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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