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성)=이지웅ㆍ손수용ㆍ박준규 기자] 전남 장성 효사랑요양병원 화재 사고와 사고 후 대처에 대해 유족들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화재 발생 6분만에 큰불이 잡히는 등 빠른 진화에도 무려 21명이나 목숨을 잃었다는 데 납득할 수 없다며 병원 측의 관리소홀 문제를 질타했다. 정부의 안이한 대처 역시 비난을 샀다.
29일 합동분향소와 가족대기실이 마련된 홍길동체육관에서 만난 한 유족 남성은 “세월호 사고가 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느냐”며 “사람 보호해야 하는 기관의 안전불감증이나 정부의 무능함은 세월호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일부 유족들은 거동이 불편한 환자여서 피해가 커졌다는 발표와 보도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아버지를 잃었다는 한 50대 여성은 “목숨을 잃었거나 다행히 병원으로 옮겨진 치매 환자분들 대부분은 혼자서 움직일 수 있는 상태였다”며 “초기에 직원들이 제대로 대피시켰다면 이렇게 많이 희생은 없었을 것”이라고 항의했다. 다른 유족도 “사고 당시에 병원 사람들이 제대로 근무를 섰는지, 구조 작업에 실수가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치매 환자가 라이터를 소지해 불을 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안전관리에 소홀했다는 거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 유족은 “법이 어떻든 간에 병원에 스프링쿨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며 “거동 불편을 강조해 병원이 책임을 벗으려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건복지부가 인증한 병원이 이 모양이니…. 결국 국가도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일부 유족들은 환자들이 약물 투여 때문에 제때 대피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고 현장에서 목숨을 건진 한 환자는 “저녁에 수면제를 처방받은 사람들은 못 나왔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별관 1층에 입원했던 한 70대 환자는 “불이 났다는 소리가 들렸고 사람들이 서둘러 병실을 빠져나갔다”며 “연기 때문에 안 보여 벽을 손으로 더듬으며 나왔다”고 했다.
지난 28일 오전 효사랑요양병원 앞에 설치된 장성군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는 정부 질타도 이어졌다.
한 유족 남성이 파견을 나온 공무원들을 향해 “여기 앉아서 대체 하는 일이 뭐냐”면서 “유족 대기실도 없고 대책본부 모양새만 갖춰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항의가 있은 뒤에야 대책본부는 효사랑요양병원 본관 1층에 유가족 대기실을 설치했다.
한편 희생자 합동분향소는 28일 오후 6시께 유족 대표들의 요청으로 장성군 장성읍 홍길동실내체육관에 마련됐다.
24시간 운영되는 분향소에는 희생자 21명의 영정사진과 위패가 모셔졌다. 또 5동의 가족대기실, 가족지원상황실 등 18개 가량의 천막이 함께 설치됐다.
유족 대표와 병원 측은 장례절차 및 보상 등에 대한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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