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 #. 2020년 6월 24일 한 대형마트. 계산대에 선 점원이 고객에게 묻는다. “잔돈은 마트 포인트로 적립하시겠어요? 아니면 페이 머니로 전환해드릴까요?” 고객은 지갑 대신 휴대전화를 꺼내 통신사 앱을 켠다. “통신요금으로 전환해주세요.”

‘동전 없는 사회’를 위한 한국은행의 실험이 본궤도에 오른다. 한국은행은 편의점 거스름 동전을 선불카드에 충전하는 방식으로 시범 사업을 시작한다. 이후 대형 마트 거스름돈도 계좌로 직접 입금하는 방식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6일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을 위한 용역을 공모했다. 편의점, 선불카드 사업자 중 참여를 원하면 이들은 31일 용역입찰에 참가하게 된다.

한은은 2020년 시행을 목표로 ‘동전 없는 사회’를 준비 중이다.

한은의 이런 움직임은 화폐 패러다임의 전환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데 따른 고민의 산물이다.

한국조폐공사는 지난해 ‘지불수단의 미래’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2020년 ‘동전없는 사회’ 전환을 위한 소개도 이 자리에서 이뤄졌다.

첫 작업이 ‘동전 없는 사회’로 진행되는 데는 막대한 동전 제작 비용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2015년 한 해 동전 발행액은 1032억원에 달한다. 이 중 환수액은 137억원에 그쳤다. 동전을 100개 만들어 내보내도 은행으로 되돌아오는 것은 13개에 불과하다는 것.

신용카드로 결제를 대부분 처리하는 현대인들은 심지어 동전을 귀찮아한다.

한은은 첫 단계로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 거스름돈을 받을 때 동전을 교통카드에 충전하는 방식으로 동전 유통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고객이 편의점에서 현금 1만원을 내고 9500원짜리 상품을 사면 500원을 동전으로 거슬러 주는 대신 선불카드에 충전하는 방식이다.

한은은 편의점 외에 약국이나 대형마트 등 동전을 많이 사용하는 가맹점으로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거스름돈을 선불카드로 충전하는 방식으로 시작하지만, 계좌로 직접 입금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동전 없는 사회’는 해외에서 이미 상당 부분 진화했다.

스웨덴은 버스나 지하철 요금을 신용카드나 모바일로만 결제할 수 있다. 네덜란드는 직불카드 형태의 핀카드가 대표적인 지불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동전 없는 사회’에 대한 시중은행의 호응도 시작됐다.

KB국민은행은 전국 영업점 창구에서 소비자들이 공과금이나 등록금 등을 현금으로 낸 뒤 생기는 동전 거스름돈을 고객 계좌로 바로 입금해주고 있다.

자투리 돈을 KB금융그룹 계열사의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리브메이트 포인트로 적립할 수도 있다. 포인트가 쌓이면 ATM에서 현금으로 찾을 수 있고, 신세계몰에서 SSG페이로 전환해 사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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