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대권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연정’ 제안이 조기대선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안 지사의 대연정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부역자로 비판을 받는 새누리당과 바른정당를 포함한 것으로 야권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안 지사는 왜 이 시점에서 대연정 카드를 꺼냈을까.
정치권에서는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하나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차별화다. 문 전 대표는 수개월째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하며 ‘대세론’을 이어가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에도 ‘문재인 대세론’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고 있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와 같은 계파인 ‘친노 적통’이다. 이 때문에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의 ‘페이스 메이커’로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안 지사의 ‘대연정’ 카드는 이 같은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한편 문 전 대표와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 지사는 야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연일 대연정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안 지사는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연정 제안은 박근혜ㆍ최순실을 용서하자는 것이 아니다”면서 “헌법은 의회와 협치를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진행할 수 없다. 국민의 개혁 요구를 한 걸음이라도 실천하고자 하는 것이 대연정 제안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안 지사는 지난 7년 충남지사로 있으면서 새누리당이 다수당인 충남도의회를 협치와 소통으로 이끌었다는 점도 대연정과 함께 재평가받고 있다.
두 번째 이유는 반 전 총장의 이탈표를 흡수하기 위한 ‘우클릭’으로 보는 시각이다. 안 지사는 반 전 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다음날 대연정 어젠다를 끌고 나왔다. 반 전 총장에 기댄 충청권 표심과 중도보수 성향의 유권자를 모두 ‘내 편’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장 충남 공주ㆍ부여ㆍ청양을 지역구로 둔 정진석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가 두 팔을 벌려 환영했다. 정 전 원내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차기 정부는 누가 집권해도 여소야대여서 국정 운영의 파행이 뻔하다”면서 “내부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열린 연정’의 필요성을 웅변하는 안 지사는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고 밝혔다
대연정 카드는 제대로 먹혔다.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함께 안 지사가 ‘반사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충청권에서는 황 권한대행(14.1%)보다 10%포인트 더 많은 지지를 받아 문 전 대표(28.5%)에 이어 2위권(24.8%)에 올랐다.
전체 응답자 조사에서도 안 지사는 12.9%의 지지율을 얻어 황 권한대행(10.0%)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7.4%), 이재명 성남시장(7.0%ㆍ이상 동아일보 6일자 여론조사ㆍ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을 따돌렸다.
안 지사는 ‘흥행몰이’에는 성공했지만 후폭풍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6일 “실수를 인정하고 잘못했다고 사과하라”고 압박했다. 당내 지지세력의 이탈도 우려된다. 지난 2005년 7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야당인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에 대연정을 제안하다 여론의 반발에 부딪쳐 역풍을 맞고 철회한 바 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안 지사의 대연정은 대한민국 정치에 익숙하지 않다”면서 “국민의당과 당대 당 통합이 어렵다면 공동정부 성격의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test102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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