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금환급 부담 크고 채무재조정 폭 커지지만 지원금액은 큰 차이 없어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법정관리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대주주인 산업은행도 사전회생계획안 마무리 등을 위해 분주해졌다.
산은은 오는 17일과 18일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 재조정안이 부결되면 21일 4월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기 전에 P플랜을 즉시 신청한다는 방침으로, 사전회생계획안 작성 등 준비를 90% 마친 상태다.
정용석 산업은행 구조조정부문 부행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통상 회생이 진행되면 조사보고서, 채권신고서 작성 등의 절차를 밟는데 1개월 전부터 이를 준비해 왔다”며 “현재 회생계획안의 진척률은 90% 수준으로 P플랜에 돌입하게 되면 가능한 빨리 종결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P플랜 도입시 신규 투입 자금 규모가 자율적 구조조정 체제 하의 2조9000억원 보다 수천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3조3000억~3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이 자금은 협력사들에 대금을 지급하거나 원자재를 구매하는 등 현재 건조 중인 선박 건조 등에 우선적으로 쓰이게 된다. 산은은 이를 통해 건조가 완료된 선박을 인도해 잔금을 수령해 추가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P플랜으로 대규모 채무조정이 이뤄지면서 만기도래 채권 등 부채 상환 부담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대우조선의 부담이 줄어드는 반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일반 시중은행들은 추가적인 자금상환 압박에 처할 수 있다. P플랜에 따른 발주처들의 계약 취소가 잇따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은 P플랜도 법정관리의 일종인 만큼 저유가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선주, 아직 용선처를 확보하지 못한 선주, 비싼 가격에 발주 계약을 체결했던 선주들이 법정관리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할 가능성이 크다. 산은 등에 따르면 현재 대우조선이 건조 중인 선박과 해양설비는 총 114척으로 이중 계약서에 ‘빌더스 디폴트(선박 건조계약 취소ㆍBuilder’s default)‘ 조항이 있는 배는 96척에 달한다.
이에 대해 삼정회계법인은 실사보고서에서 P플랜 돌입 시 건조공정 등을 감안할 때 총 8척의 빌더스 디폴트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여기엔 파산 가능성이 거론되는 유전개발업체 시드릴이 발주한 드릴십 2척과 인도대금을 받기 위해 한창 협상이 진행 중인 앙골라 소난골 드릴십 2척이 포함돼 있다.
해외 선주들의 계약 줄해지는 곧바로 대규모 선수금 환급요청(RG콜)으로 이어져, 결국 선수금환급보증(RG)을 선 금융기관들은 계약금을 물어줘게 된다. 현재 선수금환급보증(RG) 금액은 총 13조원에 달한다. RG콜의 규모에 따라 금융기관들의 부담 정도가 결정될 전망이다. 하지만 금융기관들이 100%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 선수금을 환급해준 금융기관들은 이후 해당 선박을 처분해 자금회수에 나설 수 있어 손실액으 그 결과에 따라 확정된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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