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대형마트를 만들려면 북한산 꼭대기에나 가능하겠네요.”(유통업계 관계자)
대선주자들이 저마다 재벌을 개혁하고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을 위한 정책을 펴겠다고 나섬에 따라 유통업계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상생’의 대선 공약은 환영을 하겠지만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규제 이슈, 특히 ‘대형점포 출점 허가제’ 등의 정책에 대해선 효율성은 커녕 유통업계 생존만 옥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24일 현재 내놓은 대선주자들의 소상공인들의 정책을 들여다 보면 소상공인들을 위한 실질적이고 근원적인 미래 비전보다는 ‘대형업체에 대한 규제’를 단행해 소상공인을 살린다는 취지가 다수다. 특히 대규모 점포의 골목상권 규제를 강화해 대기업 진출을 억제하는 정책을 펴 향후 대형마트의 진출을 사전에 막겠다는 공약이 주류다. 이에 유통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선후보들의 유통관련 공약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며 “지금도 성장이 정체가 돼 있는 상황에 향후 출점까지 제한한다고 하면 앞으로 국내에서는 더 이상 출점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 강화 목소리는 지난 2000년대초부터 나오기 시작됐다. 1996년 유통시장이 개방된 뒤 외국계 대형 할인점이 국내에 진출해 전통시장, 소규모 점포 등이 피해를 본다는 불만이 터져나면서 부터다. 2005년 당시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대형할인점 폐점시간을 오후 9시 이전으로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18대 국회때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당시 내용은 대형마트 신규 출점을 제한하는 내용이었다. 이후에 지자체단체장이 전통상업보전구역 500m 내 출점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추가됐고 1년뒤에 출점 제한범위가 1km로 확대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장미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더욱 강화된 유통 규제법안을 쏟아내면서 업계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서 발의된 유통규제법안은 총 23건이다. 구체적인 법안을 살펴보면 ▷준대규모점포 입점 규제 ▷의무휴업일 월 2일에서 4일로 확대 ▷등록 소재지 이외의 장소서 출장세일ㆍ판촉행사시 영업정지 및 과태료 처분 ▷대규모 점포 개설 제한을 위한 중소유통상업보호지역 별도 지정 ▷백화점ㆍ면세점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 대상에 포함 등이다. 이같은 규제 정책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앞다퉈 내놓고 있다.
문제는 지금도 점포 등록제라고는 하지만 등록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지자체에 사업승인 이후 영향평가, 상생협의 계약서 제출 등 단계를 많이 거친 후 지자체에 또 심사를 받기때문에 이 과정에서 출점을 제한받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현재도 규제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는 뜻이다.
상황이 그런데도 설상가상 대선 이후 대형매장이 허가제로 바뀌면 국내에선 더이상 새로운 점포를 낼 수 없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대형 유통업계 관계자는 “만일 허가제로 바뀌면 사람이 거의 없는 곳인 오지나 북한산 등에 쇼핑몰이나 마트를 지을 수 밖에 없다”며 “사실상 앞으로는 국내에서 점포를 열지 말라는 얘기와 같다”고 했다. 이어 “그렇다고 해외진출함에 있어서도 정부의 역할이 거의 없다”며 “유통업계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다른 분야 즉, 제조업으로까지 진출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제조업까지 힘들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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