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마다 바뀐 보수-진보 정권, 현대차 실적 영향 -보수 집권기=영업이익증가, 진보 집권기=매출 증가 -정권교체보다 美 보호무역, 中 사드보복 영향 많아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하루 앞으로 다가온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10년 정권교체 주기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국내 주요 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강세를 보이면서 성장 중심의 보수 정권과 달리 분배 중심의 진보정권이 국내 기업에 미칠 영향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신정부 경영계 정책 건의서를 전달하며 ‘활기찬 시장경제’를 첫번째로 요구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보수→진보’ 성향으로 바뀌는 정권교체에 대한 걱정은 국내 빅2 기업 가운데 하나인 현대자동차의 실적에 있어서는 기우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보수 정권때보다 진보 정권기에 더 높은 매출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의 최근 19년간 실적을 살펴보면, 보수 정권기(이명박-박근혜)보다 진보 정권(김대중-노무현) 때 더욱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IMF외환위기 기저효과의 영향이 크지만, 5년간 매출 증가율이 202%에 달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실적 급락세를 보인 1998년을 제외하더라도 4년간 매출 증가율은 84%에 달했다.

이어 노무현 정권기에는 매출 증가세가 약간 주춤하기도 했지만, 과거 10년간 진보 정권 집권기 현대차 매출 증가율은 252%, IMF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을 제외할 경우 114%를 기록했다. 반면 최근 9년간 보수 집권기 매출 증가율은 29%에 그쳤다. 보수 집권기보다 진보 집권기의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진 셈이다.

하지만 보수 집권기 동안 매출 증가세는 주춤했지만, 영업이익률 증가세는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9년간 현대차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8.47%를 기록했다. 과거 10년간 이어진 보수 집권기 현대차 영업이익률(6.46%)에 비해 2%포인트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현대건설에 몸담았던 이명박 전 대통령 집권기에는 영업이익률은 8.56%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김대중-노무현 집권기 이전의 보수 10년(노태우-김영삼)간의 실적을 살펴보면, 이 같은 ‘보수 집권기=영업이익 증가’, ‘진보 집권기=매출 증가’ 공식도 근거가 희박해지는 모습이다.

지난 1988년부터 1997년 보수 정권기 현대차 실적의 경우 매출 증가세는 두드러졌지만, 영업이익률은 초라했다. 당시 현대차의 매출 증가세는 240%에 이르렀으나, 평균 영업이익률은 4.99%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재계 관계자는 “이미 시장논리가 지배하는 상황에서 정권의 성향에 따른 기업 실적의 기울기는 크지 않다”며, “특히 글로벌화된 기업의 경우 국내 정치 상황보다는 해외 외교 및 교역 상황에 따른 영향이 더욱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현대차도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현대차 국내 법인의 경우 해외 매출이 22.36조원을 기록, 전체 매출의 53%를 차지했다.

따라서 해외 매출 비중이 큰 현대차의 경우 국내 ‘10년 정권교체 주기설’보다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자동차 판매 영향이 더욱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pdj2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