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취하 종용…소송 주도자 등 채용 제외 ‘파문’ -산은 “공기업으로서 끝까지 법원 판단 받아볼 것” [헤럴드경제=김진원ㆍ유오상 기자] 산업은행이 하청업체 소속 직원들의 파견근무 문제가 소송으로 불거지자 내부고발 및 소송을 주동한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만 정규직 채용했다.

법원 1심에서 산은이 패소했다. 국민은행에서 유사 사례가 발생해 정규직 채용 및 체불임금 지급하라는 대법원 판례가 있었지만 산은은 대형 로펌 변호사를 선임하며 항소했다.

최근 서울남부지법 민사13부(부장 김도현)는 산은과 차량운행 용역계약을 맺은 하청업체 소속 직원 A 씨 등 3명이 낸 고용의무이행 등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산은에 직원들에 대한 고용의 의사표시와 함께 판결선고일까지 정규직으로 근무했을 경우 받았을 임금을 지불하라고 판결했으며 소송 비용도 산은이 부담토록 했다.

앞서 산은은 하청업체와 차량운행 계약을 맺었다. A 씨는 2012년 2월 7일 입사해 2016년 1월 31일까지 4년 근무했고, 다른 2명 역시 2년 넘게 근무했다. 파견근로자법에 따라 사용사업주는 2년이 경과한 시점부터 직접고용의 의무가 발생한다.

이에 A 씨 등 10명은 정규직 채용 및 임금 차액을 요구하는 소송을 산은을 상대로 냈다. 산은 측은 정규직으로 채용할테니 소송을 취하하라고 A 씨를 제외한 나머지 소송인단을 종용했다.

A 씨는 다른 하청업체 직원들의 사례를 모아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 등을 국가기관에 접수하고 1인 시위도 벌였다.

문제가 불거지자 2016년 3월 29일 산은은 소송을 내지 않은 직원들도 포함해 채용설명회를 열고 63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소송인단 10명 중 7명이 소를 취하하고 정규직으로 입사했다.

한편 소송을 주도한 A 씨에게는 정규직 채용을 제의하지 않았다. A 씨와 함께 남아 소송을 끝까지 진행한 B 씨는 “당시 산은 인사담당자가 ‘지든 이기든 끝까지 가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처음 문제가 불거졌을 때 산은 출신 하청업체 사장이 저만 산은에서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말했다”며 “이를 거부하자 산은이 저를 제외한 나머지만 정규직으로 채용한 것이다”고 했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채용설명회를 열 당시 A 씨는 퇴직자 신분으로 채용 대상자가 아니었다”며 “항소를 한 이유는 공기업으로서 법원의 판단을 끝까지 받아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A 씨 측 소송대리인 송지영 변호사는 “퇴사 과정에서 압력이 있었으면 자발적 퇴사로 볼 수 없음에도 채용 대상자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또한, 고용의무기간은 예전에 발생했기에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고 했다.

산은 측은 "당시 퇴사한 상태였던 A 씨를 공기업으로서 근거 규정 없이 임의로 채용하면 정부 기관 감사에서 지적될 수 밖에 없다"며 "명확한 근거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것이며 이후 확정 판결이 나오면 이에 따를 것이다"고 했다.

이어 "비정규 계약직이던 창구 텔러 직원을 금융업계에선 선제적으로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등 비정규직 해소에 앞장서 왔던 만큼 이번 사안에 있어선 억울한 부분도 있다" 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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