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5%대 급감, 대외불확실성 고조 등 불안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지난 7월 전산업생산이 4개월만에 반등에 성공하는 등 경기지표가 부분적으로 개선됐지만, 빠른 경기회복을 가로막는 복병이 산재해 시계(視界)는 극도로 불투명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가까운 미래의 경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업 설비투자가 5%대의 감소세를 보인데다 북한 리스크 등 대외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경제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산업생산과 소매판매(소비)는 증가한 반면 설비투자는 큰폭 감소하는 등 지표가 엇갈렸다. 장기 사이클상 완만한 상승국면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 활력은 점차 떨어지는 ‘불안한 반등’이 나타난 셈이다.

7월 전체 산업생산은 수출호조에 힘입어 전월보다 1.2% 늘면서 4개월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산업생산은 3월 1.3% 증가한 후 4월(-1.0%)과 5월(-0.1%)에 마이너스 성장하고 6월엔 0.0%로 제자리걸음을 하다가 7월에 플러스로 반등한 것이다.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 모두 늘었다. 광공업의 경우 자동차(6.5%)와 전자부품(9.4%) 등에서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면서 올 1월(1.2%) 이후 가장 큰폭인 1.9%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도소매(1.0%)와 보건ㆍ사회복지(1.3%) 등의 호조로 0.2%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휴대폰 신제품 출시에 따른 통신기기와 컴퓨터 등 내구재(1.5%) 판매가 늘면서 전월대비 0.2% 늘었다. 소매판매는 전월(1.2%)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했으나, 전반적인 소비심리의 둔화로 인해 증가 속도가 크게 낮아졌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전월대비 5.1% 급감했다. 이는 지난 2월(-8.5%) 이후 5개월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그동안 설비투자 증가를 주도했던 반도체 부문의 증설이 부분적으로 완료되면서 투자 증가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분석된다.

제조업의 경우 7월 평균 가동률이 73.4%로 6월(71.2%)에 비해 2.2%포인트 높아졌지만, 생산자제품 재고는 전월대비 0.8%, 전년동월대비 1.6% 증가해 많은 제품이 창고에 쌓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생산-소비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셈이다.

전반적으로 경기지표의 부분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회복의 강도는 크게 떨어진 것이다. 여기에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정점을 향해가고 있는 가운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보복 파장이 확산되는 등 대외불확실성은 그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최근 잇따라 발표된 기업과 소비자들의 심리는 이미 하락세로 돌아섰다.

기획재정부는 “수출 증가세와 추경 집행 등에 힘입어 회복 모멘텀이 지속될 전망”이라면서도 “(한미 FTA 개정협상 등) 통상현안과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자동차 파업, 북한 리스크 등 대내외 리스크가 상존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내외 위험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새정부 정책방향 및 추경 집행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