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브라질월드컵이 중반 이후로 치닫고 있다. 한국은 16강 문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지만, 일부는 8강에 올랐고 일부는 8강 진출을 위한 게임에 돌입하면서 월드컵 스케줄도 반 이상 넘어섰다.
흥미로운 것은 역대 월드컵 못잖게 이번에도 ‘대소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력을 다하는 월드컵이기에, 그 이면에는 온갖 소동과 혼란이 뒤따른다. 역대 최고의 사건과 사고가 경기장에서는 일어나곤 한다.
2014년 월드컵의 최대 소란은 루이스 수아레스(27ㆍ리버플)에게서 나왔다. 간혹 상대방을 이빨로 물어뜯는 기행을 보인 그는 이번에도 같은 사건을 일으켰다. 수아레스는 물지 않았다고 했지만, FIFA는 남은 게임 정지라는 최강수를 뒀다. 우루과이 국민들은 “브라질과 우루과이가 8강에서 만날 수 있기에, 우승을 노리는 주최국 브라질이 (껄끄러운 우루과이를 만나지 않기 위해) FIFA를 앞세워 (수아레스에) 가혹한 처벌을 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최소한 우루과이 국민들 사이에선 수아레스가 희생양이라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경기 장면을 본 이들도 “물었다”, “물지 않았다”고 하는 등 여론은 반반으로 나뉜다.
어쨌든 수아레스는 월드컵 잔여 경기에서 퇴출당했고, 향후 일정 기간 동안 선수생활에 급브레이크가 걸리는 축구인생에 일대 위기에 처했다.
이에 우루과이의 수아레스가 경기 중에 이탈리아의 지오르지오 키엘리니의 어깨를 깨문 황당한 사건과 겹쳐 과거 월드컵 소동에 새삼 시선이 간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선 ‘박치기 사건’이 최대 화제였다.
아트사커의 대명사였던 지네딘 지단은 2006년 독일월드컵 결승에서 이탈리아 마테라치가 자신의 가족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경기 도중 마테라치의 가슴을 머리로 들이받았다. 이 장면은 전세계 축구팬에게 생중계됐다.
지단은 결국 퇴장 당했고, 프랑스는 승부차기 끝에 3-5로 패하며 월드컵 우승컵을 이탈리아에게 내줬다. 당시 지단은 “마테라치가 내 어머니와 누이를 모욕하는 발언을 했다”고 했다. 이후 과연 어떤 모욕을 했는지에 대한 관심이 인터넷을 달구기도 했다. 대부분은 인종차별 발언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박치기 사건은 8년후 이번 월드컵에서도 재현됐다. 포르투갈의 페페(31,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17일(한국시간) 독일과 브라질월드컵 G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0-2로 끌려가던 전반 37분 넘어진 독일 토마스 뮐러(24, 바이에르 뮌헨)의 머리를 들이받아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날 뮐러와 볼 다툼을 하던 페페는 뮐러의 얼굴을 가격했고, 이후 그라운드에 앉아 있던 뮐러에게 가볍게 머리를 들이받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페페는 곧바로 퇴장 당했다.
핵이빨의 주인공 수아레스는 4년전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기행을 저질렀다. 남아공월드컵 8강에서 우루과이 대표로 나선 수아레스는 가나와 연장전에 돌입했는데, 그는 우루과이의 골문 안으로 들어가던 공을 스파이크하듯 손으로 쳐냈다. 그리곤 퇴장 당했다. 가나는 이로 얻은 페널티킥을 실축했고, 4강엔 우루과이가 올라갔다. 수아레스는 퇴장 길에 실축 장면을 보고 환호를 질러 전세계 축구인에게 실망감을 주기도 했다.
4년전 남아공 월드컵에서의 최대 소동 근원지는 편파판정이었다. 납득할 수 없는 오심판정 논란이 대회 내내 그라운드 밖을 달궜다.
16강전 잉글랜드와 독일 경기가 대표적이었다. 잉글랜드는 1-2로 뒤진 전반 38분께 미드필더인 프랭크 램퍼드가 상대 골문을 향해 강슛을 날렸다. 시원하게 날아간 공은 크로스바의 아랫부분에 맞고 골문 안쪽으로 떨어졌다가 튀어 올랐다.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는 재빨리 튄 공을 잡아챈 뒤 골이 아닌 듯 태연하게 그라운드로 공을 날렸다. 하지만 램퍼드의 슛은 이미 골라인을 넘어 골문 안쪽으로 50㎝ 이상 넘어갔다가 나온 상태였다. 느린 화면을 통해서도 명백한 골임이 확인됐다.
하지만 우루과이 출신 호르헤 라리온다 주심은 골로 인정하지 않고 경기를 그대로 진행했다. 명백한 오심으로 동점 기회를 날리면서 흔들린 잉글랜드는 결국 독일에 연속 골을 내주면서 4-1로 대패했다.
같은 날 멕시코와 아르헨티나의 16강 경기에서도 확연한 오심이 승부를 뒤흔들었다. 전반 26분 아르헨티나의 테베스는 완벽한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골을 넣었지만 이탈리아 출신 로베르토 로세티 주심은 테베스의 슈팅을 골로 인정했다. 흥분한 멕시코는 호흡에 문제가 생겼고, 연속골을 내주면서 3-1로 패했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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