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대학 다니던 시절에는 맬서스의 ‘인구론’이 자주 인용되곤 했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유명한 구절을 남긴 멜서스는 인간은 가능한 많은 자손을 낳으려는 경향이 있고 이를 억제하지 못할 경우 식량 생산이 인구 증가를 따라잡지 못해 위기가 온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출산율을 낮춰 인구 증가를 억제하는 예방적 억제책이 필요하다고 설파했다. 멜서스의 인구론이 우리나라의 출산억제 정책에 부합돼 더욱 자주 인용되었는지도 모르겠다.

1970년대 후반부터 ‘아들 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슬로건이 유행할 정도로 인구 억제에 힘을 쏟았는데 불과 40여년이 흐른 지금은 ‘인구절벽(Demographic Cliff)’을 걱정해야하는 시대가 되니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2016년 출생통계를 보면 1970년 초반 연간 100만명이던 신생아 출산이 2016년에는 출산율 1.17명을 기록해 신생아수가 60% 급감한 40만명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대로 가면 2031년에는 인구가 5300만명을 정점으로 계속 줄어 2065년에는 4300만명으로, 40년이 채 흐르기도 전에 1000만명이 줄어들 수 있다는 충격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청년실업이 워낙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인구 감소에 대한 심각성이 과소평가 되고 있지만, 머지않아 우리가 1970년대에 겪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정반대의 상황에 직면할 위기에 있다. 지금은 일자리 부족으로 기업들이 노동시장에서 절대적 우위지만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웃 나라인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자. 지난 7월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유효 구인(救人) 배율은 6월보다 0.01 상승한 1.52를 기록했다. 취업가능한 사람이 100명이 있다면 취업할 수 있는 일자리는 152개라는 뜻이다. 52개의 일자리는 사람을 구하고 싶어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일례로 일본 아마존은 택배인력 부족으로 당일배송 서비스 중단을 검토하고 수십 년만의 택배비 인상을 추진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사람을 구하지 못해 문을 닫는 회사도 속출하고 있다.

상황이 이 정도로 심각해지자 일본 정부는 ‘인구 1억명 사수’를 목표로 저출산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단기적으로는 베트남, 필리핀, 인도 등 해외 인력 수입을 비롯해 현재 65세인 정년을 70세까지 연장해 고령자의 노동력까지 활용하려는 다양한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지난달 청년실업률이 9.4%로 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9.4%는 통계청이 발표한 수치이며 우리나라 고학력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은 22%를 넘는다는 모 연구원의 발표도 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해외로 눈을 돌리는 청년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무역협회가 지난 6월 코엑스에서 개최한 일본 취업박람회에는 2400여명이 지원해 심각한 취업난을 실감케 했다.

높은 실업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분들을 만나보면 사람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는 하소연을 한다. 왜 이런 미스매칭이 생기는 것일까? 대기업에 취업자들이 몰리는 것은, 이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의 기회소득을 포기하더라도 몇 년 더 준비해 급여와 복지가 나은 회사에 들어가는 것이 생애소득으로 따지면 더 클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대기업 쏠림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중소기업은 임금과 복지에 대한 투자와 더불어 지역별 산학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인재를 조기에 확보하고 업무의 첨단화, 시스템화를 통해 일자리 매력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신규 일자리창출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같이 커나갈 수 있도록 공정거래 질서 확립, 협력성과 공유, 기술 유출 방지 등 시스템 정비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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