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매출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한 벤처출신 기업(이하 벤처천억기업)이 지난해 500개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천억기업은 대기업이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가운데, 우리 경제성장의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25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천억기업은 13개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가 폭도 39개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았다.
먼저 생애 최초로 벤처천억기업에 진입한 기업은 58개였다. 반대로 벤처천억기업에서 탈락한 기업은 61개, 탈락했다가 재진입한 기업은 42개였다. 신규 진입기업의 수는 전년(55개)보다 3개 늘었지만, 업력 10년 미만의 젊은 기업은 14개에서 11개로 줄었다. 저성장 기조의 영향으로 기업성장의 속도가 이전보다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중기부 측의 설명이다. 분야별로는 의료, 정밀, 광학기기, 건강, 미용 업종의 기업이 두각을 나타냈다.
벤처천억기업의 총 매출은 전년도 101조원에서 2016년 107조원으로 6% 증가했지만, 조선업계의 불황과 수출 부진으로 매출 1조원 이상 기업(네이버, 코웨이, 유라코퍼레이션, 성우하이텍)은 6개에서 4개로 2개 감소했다. 벤처천억기업 중 중소기업은 전년도 184개에서 2016년 221개로 37개 증가한 반면 중견기업은 290개에서 292개로 2개 증가하는데 그쳤다. 중소·벤처기업 중심 성장전략이 효과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벤처천억기업 전체 종사자 수는 17만 9172명에서 19만 3490명으로 1만 4318명(8.0%) 늘었으며, 기업당 평균 종사자 수도 378명에서 385.4명으로 7.4명(1.9%) 증가했다. 경영 성과 측면에서는 매출액과 영업이익률이 8.1%, 부채비율이 80.2%로 전년(7.5%, 81.0%)보다 향상됐으며, 대기업(6.1%, 85.9%) 및 중소기업(6.0%, 147.4%)보다 모두 앞섰다. 기업당 평균 연구개발비와 평균산업재산권 보유 건수도 각각 전년도 43억원, 90건에서 2016년 52억원, 94건으로 20.9%, 4.4% 늘었다.
벤처천억기업 중 3년 연속 20% 이상 매출이 증가한 슈퍼 가젤형 기업은 2015년 18개에서 2016년 28개로 10개(55.6%) 증가했다. 슈퍼 가젤형기업의 업력은(14.0년)은 일반 벤처천억기업(24.3년)보다 10.3년 적으며, 슈퍼 가젤형기업에 신규 진입한 10개 모두 중소기업에서 출현했다. 어려운 경제·사회환경에서도 고도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벤처출신 중소기업들이 보여준 셈이다.
한편 2010년과 2015년 벤처천억기업의 대기업 매출 의존도를 조사한 결과, 대기업 매출 비중이 50% 이상인 기업의 비중은 30.1%에서 23.1%로 감소한 반면, 50% 미만인 기업은 69.9%에서 76.9%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기부 관계자는 “벤처천억기업이 대기업 매출에 의존하여 고도성장했던 과거의 성공공식에서 벗어나, 대기업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성장하는 생태계로 서서히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저성장 기조의 영향으로 성장의 속도가 다소 느려지고 있지만, 중소·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한 성장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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