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수현 인턴기자] “5년정도 실험용으로 사용됐죠. 은퇴한 걸 어제 구조해 왔어요”
많은 이의 반려견으로 사랑받는 비글이 인체 실험용으로 희생되고 있다. 그 실체는 다뤄지지 않았지만, 귀 뒤편에 새겨진 일련번호가 인간의 실험용 동물로 전락한 비글의 상황을 여실히 보여줬다.
27일 방송된 MBC ‘하하랜드’에서는 200마리의 비글들이 함께 사는 곳, 비글랜드에 대해 다뤄졌다. 충남 논산에 위치한 보호소에서 엄청난 숫자의 비글들이 제작진을 반겼다. 관리자는 수백마리의 비글을 키우게 된 것에 대해 “안락사 될 유기견들을 데려오고 실험견으로 지내다 구출 된 비글들을 보호하기 위해 시작하다보니 규모가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실험 비글 같은 경우에는 귀에 일련번호가 찍혀있다”며 한 강아지를 가르켰다. 그러면서 “5년간 실험용으로 사용되다 임무를 마치고 어제 구조해 왔다”고 말하며 안타까움의 눈길을 보냈다. 강아지는 아직 환경이 낯선듯 주눅이 든채 웅크리고 있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2015년 국내에서 사용된 실험용 비글 수는 9967마리다. 전체 동물 실험의 94%가 넘는 수치다. 실험에 쓰인 개체는 후유증 탓에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다.
비글이 실험용 개체로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관계자는 “비글이 고통을 비교적 덜 느낀다”, “온순해서 크게 반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기류에 2011년부터는 국내 합법적 ‘실험용 비글 사육장’까지 생겼다.
비글구조네트워크에 따르면 국내에서 15년 간 실험에 사용된 개체는 15만여마리에 달한다. 하루 평균 30여마리가 죽거나 폐기처분이 된다. 구조된 비글은 단 21마리에 불과하다. 비글구조네트워크 관계자는 “낮은 수준의 고통을 받는 실험에 사용됐지만, 실험견이라는 선입견 탓에 입양률이 낮다. 대부분 보호소에서 외로움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2월, 실험동물 입양 관련 내용이 포함된 화장품 실험동물에 대한 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한편 비단 비글 뿐만 아니라 인체에 사용될 의약품 등을 동물에게 사용하는 실험 자체가 무의미 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동물보호단체에 따르면 3만여 종류의 질병 중 동물과 인간이 공통적으로 걸리는 질병의 비율은 1.16%에 불과하다. 동물 실험을 거쳤다고 해도 인간에게 적용했을 때 실패할 확율은 8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57년 독일의 ‘그루넨탈’이란 제약사는 임산부들의 입덧 방지용으로 탈리도마이드를 개발했다. 당시 동물실험 시 문제가 없었지만 이를 섭취한 임산부들은 1만명의 기형아를 출산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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