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검찰과 경찰, 국제청과 공정위 등 전방위적인 사정 움직임에 재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들어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증세 등 규제 강화로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사정당국 리스크까지 떠안게 된 재계는 유례없는 ‘반재벌’ 정서에 한껏 위축된 분위기다. 하물며 정부 코드에 맞추고자 재계 단체마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서 재계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검찰은 국내 최대 방산회사 한국항공우주(KAI)를 수사중이고, 경찰은 자택 공사비를 회삿돈으로 지불한 혐의를 조사키 위해 삼성일가의 자택을 관리하는 사무소와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의 ‘특수부’ 격에 해당하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 8월부터 한화와 방위산업 계열사를 상대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시 이를 두고 KAI의 방산비리 수사가 방위산업 분야 전방의 사정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내부거래 등을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기업집단국’을 지난 21일 출범시켰다. 소위 ‘대기업의 저승사자’라고 불리는 기업집단국은 향후 기업에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이유로 지난 2005년에 해체된 ‘조사국’과 비슷한 기능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일각에서는 다수의 기업들이 신설된 기업집단국의 첫 타깃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내부 사정을 강화하는 등 벌써부터 준비작업에 돌입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공정위가 진행하고 있는 일감몰아주기 조사의 향배도 관심사다. 공정위는 지난 8월 하반기 45개 총수(동일인) 있는 대기업집단을 대상으로 일감몰아주기를 비롯해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등 법 위반 혐의가 있는 기업에 대해 직권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감몰아주기 조사는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으며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면서 “실태조사 결과 법 위반 혐의 기업이 여럿있다. 이 가운데 혐의 중요성에 따라 순차적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재계는 공정위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바 있는 기업분할명령제도의 도입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독과점 사항 등이 발생할 경우 행태규율만으로 시장경쟁 회복이 어려울 때 기업에 분할을 명령하는 강력한 구조적 시정조치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지난 8월 말 해명자료를 통해 “기업분할명령제는 태스크포스의 여러 논의 과제 중 하나로 도입 추진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번 정부들어서 정부의 요구에 기업이 적극적으로 응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채찍질만 하는 분위기”라면서 “기업의 한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고,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점에 주목해서 기업과 나라경제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하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만 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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