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노동계와 경영계, 정부의 ‘사회적 대화’에는 민주노총도 들어와야 하는데…” 최근 노동존중사회를 외치고 잇단 친노동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고민이 깊다. 청와대 초청을 거부하는 등 사사건건 딴지를 거는 민주노총의 요구를 다들어 줄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예 ’패싱‘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이래서 사회적대화 복원은 교착상태다.

30일 고용노동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경영계를 대표하는 대한상의와 노동계의 한 축인 한국노총이 서로 장단을 맞추면서 사회적 대화 복원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양 단체는 문재인 대통령과 노동계가 청와대에서 만찬 회동을 가진지 이틀 만인 지난 26일 박용만 상의 회장과 김영주 노총 위원장이 한국노총에서 간담회 자리를 가진데 이어 ‘호프 회동’까지 함께 했다.

이 만남에서 김 위원장은 “상의와 노총이 사회적대화 복원을 위해 함께 하면 우리 경제사회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총과 상의가 새정부와 함께 사회 양극화, 장시간 노동, 고용불안성 문제 해소를 위해 사회적 대화의 문을 열고 힘과 지혜를 모아내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 회장은 “대화를 하고 마음을 열고, 원칙은 원칙대로 존중하고 현실은 현실대로 서로 좀 도와가면서 산을 넘는 노력을 하면 건설적이고 실현가능한 대안들이 나올 것”이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사회적대화 복원에 각별히 신경써왔다. 경영계의 ’노동계 편향‘ 지적에도 민주노총 출신 문성현 위원장을 새 노사정위원장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온갖 ‘구애’에도 민주노총의 태도는 변화가 없다. 역대 정부가 노동개혁에 나설 때마다 거세게 반발하며 발목을 잡아온 민주노총이다. 2003년 노무현정부 출범 초기에도 철도노조·화물연대 파업을 주도하며 정부와 각을 세웠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노조들이 정부 길들이기나 본때를 보여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어차피 민주노총을 배제하고 노사정위원회를 꾸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민주노총 패싱’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복귀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현실적 이유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민주노총 선거가 올 12월에 끝나고 집행부가 구성되면 사회적 대화 재개 여부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어떤 집행부가 들어서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한다.

‘민주노총 패싱’이 일어날 경우 문 대통령과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 재개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노총이 제안한 8자 회의 또는 노사정대표자회의 같은 노사정위 논의 재개를 위한 사전만남이 예상된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노사정위가 노사정대표자회의를 먼저 소집해 노사정위 재편방안이나 의제 선정을 논의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여기서 합의가 되면 새로 재편된 노사정위가 가동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민주노총을 빼고 갈 경우 ‘반쪽짜리 사회적대화’로 의미가 반감되기 때문에 당장은 그렇게 할 수도 없다. 이래서 현 정부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정부가 민주노총 패싱이든 어떤 결론을 낼지 알수 없지만 분명한 건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다.

한편 문 대통령과 노동계 대표단의 청와대 만찬에 불참한 민주노총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대화없이 자기주장만 하는 떼쓰기 집단이란 비난이 쏟아진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적폐는 오른쪽에만 있지 않다는 말까지 나돈다. 남정수 민주노총 대변인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는 약자고 힘은 정부와 대통령에게 있다. 노동계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을 두고 여론의 시선은 싸늘하다. 누가 약자라는 얘기다. 민주노총의 경직성과 폐쇄성, 특권의식을 꼬집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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