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서신 등 근거로 ‘사랑의 감정’ 판단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자신보다 27살 어린 여중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온 40대 연예기획사 대표가 최종 무죄를 선고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는 9일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된 조모(49) 씨에게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선고한 무죄를 확정했다.

앞서 조씨는 2011년 아들이 입원한 병원에서 당시 15세이던 A양을 만난 이후 차량에서 A양을 추행 및 강간하고, 자신의 집에서 머무르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씨는 1, 2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각각 징역 12년과 9년의 중형을 선고 받았지만 대법원이 2014년 원심을 파기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당시 대법원은 여중생이 조씨에게 보낸 이메일과 카카오톡 메시지를 근거로 여중생이 사랑의 감정을 가졌다고 판단했다.

여중생이 보낸 이메일과 메시지에는 “사랑한다”, “보고싶다”, “함께 살고 싶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조씨가 구속된 이후에도 여중생은 “임신한 조씨의 아이를 낳아 잘 키우고 싶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여중생은 조씨의 강요 때문에 거짓 편지를 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서신을 보낸 횟수나 내용, 색깔펜을 사용해 하트 표시를 하고 스티커로 꾸민 점 등에 비춰 여중생이 마음에 없는 허위의 감정표현을 했다는 주장은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를 근거로 조씨가 여중생의 신체 일부를 촬영한 혐의와 미성년자유인 혐의도 모두 인정하지 않고 사건을 다시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 보냈다.

서울고법은 지난 2015년 10월 파기환송심에서 조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여중생은 “보복이 두려워 추행, 강간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실제로 조씨의 협박이나 폭행은 없었고, 조씨가 만남을 강요한 증거도 없다”며 이 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상위권의 학업 성적에, 성교육을 여러 번 받은 피해자가 키스만으로 임신이 된다고 믿었다거나 임신중절 비용이 걱정돼 피고인을 계속 만날 수밖에 없었다는 진술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미성년자유인죄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대법원의 판단과 같이 했다. 여중생이 가출 후 조씨 집에서 거주하는 동안 만난 경찰관이 집으로 돌아갈 것을 권유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조씨를 따라 조씨의 집으로 간 점에 비춰볼 때 “여중생이 조씨의 물리적인 지배관계 아래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