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개점 대형마트 사업·폐점점포 부동산 매각 시도
노조 “늦어도 내년 3~4월 새로운 인수 주체 찾아야”
대형마트 업황 악화에 ‘빨간불’…정부 지원 절실
與 토론회선 MBK 책임론…‘제3자’ 경영진 투입론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정부가 직접 선량한 인수자 찾기 나서야 합니다. 지금 나서는 사람들은 부동산이나 자산 매각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
재개된 홈플러스 인수합병(M&A) 절차를 두고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쟁력을 잃은 상황에서 시장의 외면 속에 진행되는 M&A는 사실상 홈플러스 해체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홈플러스 노조뿐 아니라 정치권, 학계에서도 정부 차원의 지원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등 주최로 열린 ‘사모펀드 MBK 책임규명과 홈플러스 진짜 회생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늦어도 내년 3~4월 중에는 새로운 인수 주체를 찾는 일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며 정부 지원을 호소했다.
안 위원장은 “시장에 맡겨두면 M&A가 된다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게 나타나지 않는다”며 “정부가 갖고 있는 정책적 수단을 총동원해서 홈플러스 인수와 정상화를 가능하게 할 긍정적 신호를 만들어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 금융이나 세제 지원, 공적기관 참여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만들어 내는 게 필요하다”며 “그래야지만 인수자가 홈플러스 인수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는 최근 온라인·본사를 포함한 대형마트 사업과 부동산에 대한 매각에 돌입했다. 이달 2일 서울회생법원이 회생계획안을 인가한 이후 첫 매각 시도다.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잠재적 인수후보군에서 투자안내서를 발송한 상태다. 대형마트 사업은 현재 운영 중인 67개 매장이 중심이다. 부동산은 앞서 폐점한 매장 중 19개 자가 점포다.
홈플러스 매각과 관련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 건 하루 이틀이 아니다. 유통시장이 온라인 위주로 재편되면서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업황이 해가 갈수록 악화한 탓이다. 대형마트의 강점이었던 신선식품 장보기 영역에서는 이커머스뿐 아니라 편의점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네이버·컬리 연대에 이어, 최근에는 금융 플랫폼 토스까지 장보기 경쟁에 참전했다.
실제로 홈플러스의 앞선 매각 시도는 실패했다.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 신청 직후 추진된 인가 전 M&A는 본입찰에 아무도 참여하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슈퍼마켓 사업부(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올해 5월 하림그룹 계열사 NS홈쇼핑에 1206억원에 매각됐으나, 알짜 사업부가 사라진 만큼 홈플러스의 매력은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대형마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는 월 2회 의무휴업일을 갖고,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을 제한하는 규제를 받고 있다. 이를 완화하는 개정안들은 수개월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통해 억눌린 대형마트 업계를 풀어주고, 홈플러스 매각을 위한 분위기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음. 이어 “영업 양수 시에는 고용 승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연내 대중소유통기업 상생안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대형마트와 전통시장·골목상권 소상공인 의견이 담길 예정이다. 정부안 발표를 계기로 대형마트 규제 완화 논의가 재개될지 주목된다.
한편 토론회에서는 회생절차 관리인에 ‘제3자’를 포함시키거나, 완전히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인 민병덕 의원은 “홈플러스 경영진을 그대로 두고 가는 게 맞는 건지, 과거 시도했던 유암코(연합자산관리)를 비롯한 제3자에게 경영권 맡기는 게 맞는지”라며 “(과거에는) 유암코가 어려워하고 거절했었는데, 지금의 유암코는 처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다시 한번 시도해 볼 필요는 없는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남주 법무법인 도담 대표변호사는 “부실경영에 책임이 있는 MBK가 계속 지배권을 유지하고 경영진 자리를 유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최소한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임원인 CRO는 채권자협의회와 협의해 법원의 CRO 인력 풀에서 들어가서 법원이 더 감독하는 게 적절하겠다”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안 위원장은 “완전히 바꾸면 좋겠지만 MBK가 손을 놓고 나가게 될 것”이라며 “제3의 관리주체가 추가로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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