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누적 수익률 최고 506%·최저 -32%
매달 내는 돈·쌓인 돈 투자법 달라야
주식 비중 먼저 정하고 해외 50% 이상
시장 출렁여도 잦은 펀드 변경은 ‘독’
10년 유지해야 비과세…납입 한도도 확인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보험료는 약 515만원(2025년·보험개발원). 매달 성실하게 내는 돈을 더 값지게 쓰기 위해. ‘이’왕 낸 ‘보’험료를 ‘소’중한 우리 인생에 ‘이보소’.
서울의 한 중견기업에 다니는 이수진(가명·45) 씨는 몇 해 전 지인인 보험설계사의 권유로 월 50만원짜리 변액보험에 가입했다. 노후에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이었다. 가입할 때 설계사가 골라준 펀드 그대로 두고, 그 뒤로는 한 번도 들여다본 적이 없다.
보험료는 자동이체로 빠져나가니 신경 쓸 일도 없었다. 그러다 최근 점심 자리에서 동료가 던진 말이 마음에 걸렸다.
“코스피 이렇게 오르내리는데 변액보험 펀드는 바꿨어?” 변액보험도 펀드를 바꿀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앱을 열어보니 알 수 없는 펀드 이름과 숫자만 가득했다. 지금이라도 펀드를 바꿔야 할까, 그냥 둬야 할까. 이 씨는 변액보험 펀드를 관리해 주는 전문가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은퇴 후 쓸 돈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 넘게 굴려야 하는 장기 자금이다. 물가가 오르면서 돈의 가치가 줄어드는 것을 막아야 하고, 주식시장이 좋을 때는 투자 수익도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
노후 자금 하면 흔히 연금저축펀드와 개인형퇴직연금(IRP)을 먼저 떠올린다. 세금 혜택이 있어서다. 여기에 또 하나의 선택지로 꼽히는 게 바로 변액보험이다. 변액보험은 보험과 투자를 합친 상품이다. 내가 낸 보험료 중 일부를 주식·채권 등에 투자하는 펀드에 넣어 굴리고, 그 성과에 따라 나중에 받는 돈이 달라진다. 투자와 위험보장이 될 뿐만 아니라 10년 이상 유지한다면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같은 변액보험이라도 어떤 펀드에 넣었느냐에 따라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생명보험협회 변액보험 공시에 따르면 10년 넘게 운용된 변액보험 펀드의 10년 누적 수익률은 최저 -32%에서 최고 506%까지 벌어졌다(2026년 8월 5일 기준). 어떤 펀드는 10년 새 가치가 3분의 1가량 줄었고, 어떤 펀드는 6배 넘게 불었다는 뜻이다. 이는 펀드 자체의 수익률로, 가입자가 실제로 손에 쥐는 수익률과는 차이가 있다. 변액보험으로 노후 자금을 모으려면 펀드 관리가 필수인 이유다.
Q. 노후 대비를 위한 방법으로는 연금저축·IRP도 있는데, 변액보험까지 해야 하나요?
A. 개인연금(연금저축펀드·IRP)과 변액보험은 이 중 하나를 택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을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시는 게 좋습니다. 모두 세금을 아껴주는 상품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만, 각각의 방법에 따라 혜택을 받는 시점과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개인연금은 세액공제로 지금 내야 할 세금을 바로 줄여준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개인연금(연금저축·IRP)으로 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 한도는 최대 900만 원입니다. 대신 나중에 투자를 잘해서 평가금액이 커지게되면 5.5%의 연금소득세를 부담해야 합니다.
변액보험은 넣을 때는 큰 혜택이 없지만 대신 10년 이상 유지하면 그동안 불어난 수익에 세금이 붙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는 점이 차별점입니다. 수익이 아무리 커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비과세를 혜택을 받으려면 (1) 월납입액 150만원 이하 혹은 일시납 1억원 이하여야 하고 (2) 최초 보험료 납입일로부터 10년 이상 유지라는 조건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수익이 나야 비과세 의미가 있는 거라 결국 투자수익이 훨씬 중요한 선택의 조건입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장기적 운용수익과 펀드 운용능력이 좋을수록 변액보험이 유리하고, 수익 좋지 않다면 IRP가 유리한 셈이죠. 그래서 어느 하나가 무조건 낫다기보다, 노후 준비 관점에서는 연금저축과 변액보험 모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고 함께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됩니다.
Q. 변액보험에 월 50만원을 납입하면, 50만원이 전부 투자금이 되는 건가요?
A. 아닙니다. 변액보험은 투자 상품이기 전에 보험이기 때문에, 내신 보험료에서 먼저 떼는 돈이 있습니다. 사망 등 위험을 보장하는 데 드는 위험보험료와, 계약을 관리하고 판매하는 데 드는 사업비입니다. 이걸 뺀 나머지가 펀드에 들어가 투자됩니다. 얼마를 떼는지는 상품과 회사마다 조금씩 달라 일률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눈여겨보실 것은 추가납입입니다. 매달 정해진 보험료(기본보험료) 외에 여윳돈을 더 넣는 것을 말합니다. 대부분 회사에서 추가납입분은 사업비를 따로 떼지 않고 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돈이라도 추가납입으로 넣으면 더 많은 금액이 투자에 쓰이는 셈입니다.
Q. 매달 50만원씩 넣는다면, 어떻게 투자해야 하나요?
A. 먼저 두 가지를 구분하셔야 합니다. ‘투입비율’과 ‘계약자 적립액’입니다. 쉽게 말해 투입비율은 납입한 보험료 중 실제로 펀드에 투자되는 비율입니다. 계약자 적립액은 지금까지 쌓인 목돈입니다. 변액보험은 이 두 가지의 펀드와 비율을 각각 따로 정할 수 있습니다. 투입비율만 바꾸면 이미 쌓인 돈은 원래 펀드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매달 들어오는 돈은 주식형 펀드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투자하시길 권합니다. 매달 같은 금액을 넣으면 주가가 쌀 때는 많이, 비쌀 때는 적게 사게 돼 평균 매입가격이 낮아집니다. 오래 투자할수록 위험도 줄어듭니다.
반면 쌓인 목돈은 주가가 오르내릴 때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주식에 채권을 섞는 포트폴리오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좋습니다.
이수진 씨처럼 45세라면 매달 넣는 돈은 주식형 펀드 위주로 적극적으로 투자하시길 권합니다. 쌓인 돈은 채권을 일부 담되, 은퇴까지 아직 10년 넘게 남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채권보다 주식 비중을 더 높게 가져가는 게 좋아 보입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따로 있습니다. 내 투자 성향과 나이를 따져 전체 적립금의 몇 %를 주식에 넣을지 정하는 겁니다. 상담을 해보면 펀드는 여러 개인데 성향과 달리 주식 비중이 100%인 분도, 반대로 지나치게 낮은 분도 많습니다. 이러면 감당하기 힘든 손실이 나거나 기대만큼 수익이 나지 않아 중간에 포기하게 됩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① 주식 비중을 정하고 ② 그중 국내와 해외에 얼마씩 넣을지 나눈 뒤 ③ 마지막으로 가장 적합한 펀드를 고릅니다.
Q. 나한테 맞는 주식 비중은 어떻게 정하나요?
A. 가장 널리 쓰이는 기준으로 ‘60/40 포트폴리오’가 있습니다. 주식 60%, 채권 40%로 나눠 담는 방식입니다. 주식으로 수익을 노리고 채권으로 안정성을 챙기는 구조라, 연기금이나 기관투자자도 많이 쓰는 기본 모델입니다.
실제로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이 1950~2025년 미국 주식과 채권으로 구성한 60/40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결과, 연평균 수익률은 9.4%였습니다. 5년 이상 투자했을 때는 최악의 경우에도 원금 손실이 나지 않았습니다. 국민연금도 비슷합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4월 기준 주식에 61%, 채권과 대체투자에 39%를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 60/40을 기준으로 삼아 좀 더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싶다면 70/30, 80/20으로 주식 비중을 늘리고, 안정적으로 가고 싶다면 주식 비중을 줄이면 됩니다.
내 성향을 잘 모르겠다면 ‘100-나이’를 써보셔도 됩니다. 100에서 내 나이를 뺀 숫자만큼을 주식에 넣는 방식입니다. 30세라면 70%, 45세라면 55%입니다. 젊을 땐 공격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안정적으로 투자하게 되는 계산법으로 초보자도 쉽게 쓸 수 있습니다. 기대수명이 늘면서 최근에는 110-나이, 120-나이로 바꿔 쓰기도 합니다. 반드시 지켜야 하는 공식이라기보다, 성향과 자산 규모, 투자 기간에 맞춰 유연하게 활용하시면 됩니다.
다만 변액보험은 장기 투자 상품인 만큼, 아무리 보수적인 분이라도 주식에 최소 40%는 넣으시길 권합니다. 해외 주식 비중도 절반 이상 가져가시는 게 좋습니다. 원화는 달러처럼 국제 거래에 널리 쓰이는 기축통화가 아닙니다. 달러로 투자되는 해외 주식을 함께 담으면, 변동성이 큰 국내 주식에만 투자할 때보다 자산이 한결 안정됩니다.
나이보다 중요한 건 은퇴 시점입니다. 40세에 조기 은퇴해 당장 생활비가 필요하다면 모은 돈을 꺼내 쓰는 ‘인출기’로 봐야 합니다. 반대로 60세가 넘어서도 일해서 소득이 있다면 여전히 돈을 모으는 ‘적립기’로 보는 게 맞습니다.
Q. 가입하고 한 번도 안 봤는데, 오늘 당장 뭘 확인해야 하나요?
A. 순서대로 네 가지를 확인해 보십시오.
① 내가 고른 펀드가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인지,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인지 확인합니다.
② 주식 비중이 내 투자 성향에 맞는 수준인지 점검합니다.
③ 주식형 펀드라면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지,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지 보고 국내에만 쏠려 있지 않은지 확인합니다.
④ 마지막으로 주식형 펀드의 최소 5년 이상 장기 성과가 어떤지 살펴봅니다.
Q. 주식형 펀드는 어떻게 골라야 하나요?
A. 변액보험은 보통 투자 지역에 따라 국내펀드와 해외펀드로 나뉘고, 해외펀드는 다시 글로벌·지역별·국가별로 나뉩니다. 최근에는 유망 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도 생겨 선택지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고를 때는 단기 수익률보다 장기 수익률이 좋은 펀드를 우선 보십시오. 장기 수익률이 좋더라도 해마다 성적이 들쭉날쭉한 펀드보다는 매년 꾸준한 성과를 내는 펀드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은 생명보험협회 변액보험 공시실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반 펀드는 수많은 운용사와 펀드 가운데 직접 골라야 하지만, 변액보험은 보험사 펀드관리 부서가 가입자 대신 고를 수 있는 펀드를 미리 추려 관리해 부담이 덜한 편입니다.
Q. 요즘처럼 주식시장이 출렁일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급등락이 걱정된다면 늘 일정 비중을 현금성 자산으로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변액보험의 적립금 일부를 MMF형 펀드로 옮겨두면 됩니다. MMF는 만기가 짧은 채권 등에 투자해 사실상 현금처럼 안정적으로 운용되는 펀드입니다. 시장이 떨어질 땐 손실을 줄여주고, 쌀 때 사들일 여력도 됩니다. 주식시장은 원래 언제든 출렁일 수 있으니, 평소에 늘 일정 비중을 MMF로 담아 흔들리지 않게 하라는 의미입니다.
간혹 상담하다 코스피가 8000을 넘어 빠르게 오를 때는 “다른 펀드에 든 돈을 몽땅 빼서 코스피 인덱스 펀드에 넣겠다”는 분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코스피가 급락하자 이번엔 “코스피 인덱스에서 돈을 빼야 하느냐”고 묻습니다. 비쌀 때 사고 쌀 때 파는 셈입니다. 주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에 분산 투자 원칙을 잊지 않으셔야 합니다.
Q. 그래도 주가가 오르내리면 빨리 펀드를 바꾸는 게 낫지 않나요?
A. 펀드를 제때 관리하는 건 물론 중요합니다. 변액보험은 매달 넣는 돈(투입비율)과 쌓인 돈(적립금) 각각 1년에 12번까지 펀드를 바꿀 수 있고, 바꿀 때 수수료도 없습니다. 하지만 자주 바꾼다고 결과가 좋은 건 아닙니다.
극단적으로 자주 바꾼 고객과 10년 넘게 한 번도 안 바꾼 고객을 비교하면, 그대로 둔 고객의 성과가 더 좋은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시장이 오를수록 욕심이 커져 공격적으로 변하고, 떨어질수록 두려움에 보수적으로 변합니다. 결국 고점 근처에서 주식을 늘리고 바닥 근처에서 줄이는 실수를 하기 쉽습니다.
주식 수익은 전체 투자 기간 중 몇몇 짧은 구간에 몰려 나오는 특징도 있습니다. 펀드를 자주 바꾸다 이런 급등 구간을 놓치면 성과가 크게 나빠질 수 있습니다.
물론 10년 넘게 투자한다고 무조건 좋은 성과가 보장되는 건 아닙니다. 나라별로 보면 10년 이상 투자해도 성과가 좋지 않았던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접근하되 특정 국가가 아닌 전 세계에 나눠 투자하시길 권합니다.
Q. 펀드 관리에 자신이 없는데, 다른 방법은 없나요?
A. 투자 성향과 나이, 투자 기간, 목적에 맞춰 주식 비중을 정하고 전 세계에 나눠 담는 것까지는 꼭 직접 하셔야 합니다. 그 뒤 관리가 어렵다면 보험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활용해 보세요.
대표적인 게 ‘펀드 자동재배분’입니다. 처음 정해둔 펀드 비중을 일정 주기마다 자동으로 다시 맞춰주는 기능입니다. 예를 들어 주식과 채권을 6대 4로 정했는데 주가가 크게 올라 7대 3이 됐다면, 늘어난 주식을 줄이고 채권을 늘려 다시 6대 4로 돌려놓습니다. 많이 오른 건 덜어내고 덜 오른 걸 채우니, 비쌀 때 팔고 쌀 때 사는 일을 시스템이 대신해 주는 셈입니다. 수익 극대화보다 하락장에 대비해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싶은 분께 맞습니다. 주기는 보통 3개월, 6개월, 12개월 중 고를 수 있는데, 개인 투자자라면 너무 잦은 것보다 연 1~2회(6개월 또는 12개월)가 무난합니다.
전문가가 내 펀드를 보고 맞춤 상담을 해주는 ‘펀드주치의’ 제도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AI가 펀드를 추천하고 관리해주는 서비스, 은퇴 시점이 다가올수록 주식 비중을 알아서 줄여주는 TDF(타깃데이트펀드)도 늘고 있습니다.
이런 서비스는 별도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펀드주치의는 금융당국 권고에 따라 대부분의 회사가 운영합니다. 자동재배분도 상당수 회사가 제공하지만, AI 펀드 관리 서비스는 아직 일부 보험사만 운영합니다. 변액보험을 고를 때 이런 관리 서비스를 갖췄는지도 살펴볼 만합니다.
Q. 노후 자금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할 게 있을까요?
A. 노후 준비는 시기별 전략이 중요합니다.
첫번째로 돈을 불려가는 적립기에는 수익을 최대한 키우기 위해 주식형 펀드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초반엔 공격적으로, 노후가 가까워질수록 주식 비중을 서서히 줄여가세요. 앞서 말씀드린 ‘100-나이’를 기준으로 삼으면 좋습니다. 추가납입은 적극 활용하고 중도인출은 최소화하면 노후 자금을 키우고 복리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 다음으로는 모은 돈을 꺼내 쓰는 인출기입니다. 모은 돈이 바닥나지 않게 오래 쓰는 게 핵심입니다. 수익보다 안정성을 우선해 주식 비중은 50% 미만으로 낮추고, 주식도 배당주펀드처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펀드 위주로 담는 게 좋습니다. 은퇴 1~2년 전부터 주식 비중을 조금씩 줄여두면 인출기에 모은 돈이 급격히 줄어드는 위험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투자에도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원칙이 있습니다. 내 성향과 은퇴 시점에 맞춰 국내와 해외,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정하고 그대로 꾸준히 투자하십시오. 오래 투자할수록 커지는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w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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