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한편에서는 초저출산으로 노동력 및 수요 부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청년층이 취업대란을 겪는 것을 비롯해 일자리 부족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는 등 외면상 상반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장기적인 인구구조 변화와 그 시차 때문이다. 현재는 20대 후반의 첫 구직 연령층 인구가 증가하면서 취업난이 심화하고 있지만, 향후 10년 후에는 20대 후반 인구를 비롯한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줄어 노동력이 부족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인구구조의 변화 측면에서만 보자면 지금 나타나고 있는 청년층의 취업대란이 앞으로 짧게는 3~4년, 길게는 5~6년 지속될 수 있지만, 1990년대 후반 이후 가속화된 저출산의 영향이 본격화하는 2020년대 후반에는 노동력 부족이 심화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도 20여년전 버블 붕괴 이후 청년층 취업난이 심화하면서 큰 홍역을 치렀지만, 최근에는 청년층 인구가 급감하고 전체 인구도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사실상의 완전고용 속에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도 같은 경로를 걸어갈 가능성이 많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35만7700명으로 전년(40만6200명)보다 4만8500명(11.9%) 줄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출생아 수가 1970년대 통계 작성 이후 처음 35만명대로 추락했고, 감소폭도 2001년(-12.5%) 이후 16년만의 최대치였다.
한해 출생하는 신생아 수는 1970년대만 해도 100만명대를 기록했으나, 단계적인 감소세를 보이다 2000년대 들어 급감 추세를 보이고 있다. 출생아 수는 2000년 63만명에서 2001년 55만명, 2002년에는 49만명으로 급감하면서 40만명대로 떨어졌고, 이후 40만명대에서 오르내림을 반복하다 2016년 40만6243명으로 40만명에 턱걸이 한 후 지난해 35만명대로 한단계 더 떨어진 것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05명으로 전년(1.17명)보다 0.12명(10.3%)이나 줄며 1명대조차 위협했다. 합계출산율이 1.10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5년(1.08명) 이후 12년만이다. 인구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 2.1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이러한 초저출산은 앞으로 시차를 두고 인구구조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를 보면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 3762만7000명을 정점으로 이미 감소세로 돌아서 2020년엔 3726만6000명, 2025년엔 3575만7000명에 머물 것으로 추산됐다.
생산가능인구가 10년 후인 2028년에는 3458만4000명으로 정점에 비해 200만명 이상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고, 전체 인구는 2030년대 중반부터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인구 측면에서만 보면 2020년대 중반 이후부터 노동력 부족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2020년대 초반까지는 생산인구 감소가 매우 완만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20대 후반 인구가 급증해 취업난이 심화될 가능성이 많다. 한국전쟁 이후의 베이비붐 세대(1954~1963년 출생)의 자녀들인 에코붐세대들이 20대 후반으로 진입하기 때문이다.
25~29세 청년층 인구는 2014년 325만9000명을 저점으로 증가세를 지속해 2021년에 367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이들 청년층 인구는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매년 10만명 안팎씩 급증하고, 2020년과 2021년에는 증가폭이 5만명 안팎으로 둔화될 전망이다. 이어 2022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2022~2023년엔 5만명 안팎씩 줄어들다 2024년 이후엔 감소폭이 10만명 안팎으로 대폭 확대된다.
이러한 인구 변동을 감안하면 청년층 취업난은 최소한 20대 후반 인구가 증가세를 지속하는 2021년까지 계속 심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그 여파는 2023년까지 일부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24년 이후부터는 인구 급감으로 상황이 역전될 전망이다.
물론 앞으로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으로 노동력 투입을 극소화하는 시스템이 확산돼 상황이 바뀔 수도 있지만, 중기적인 인구구조의 변동 측면에서 본다면, 앞으로 3~4년의 고용 빙하기에 이어 2020년대 후반부터는 저출산에 따른 상반된 후유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많다.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청년층 고용확대 정책이, 장기적으로는 저출산 시대에 맞는 노동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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