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프랜차이즈 업계 메뉴 변화 작은 피자 만들고 세트메뉴 구성 적응 힘든 4050 자영업자 감소세

#. 서울 서대문구에서 13년간 해물찜 전문점을 운영하던 김모(57) 씨는 최근 폐업을 결정했다. 갈수록 손님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고정비용이 매년 올라 음식을 팔아도 도통 남는 게 없기 때문이다. 김 씨는 “신선식품 물가가 계속 올라 원재료 비중이 커졌고 해물찜 인기도 시들해진 것 같다”고 토로했다. 김 씨의 가게에는 해물찜 메뉴를 크게 소자(2인용) 중자(3인용) 대자(4인이상) 메뉴로 판매한다. 1인 손님을 위한 메뉴는 없다.

7일 관련업계와 국세청에 따르면 경기 불황에 더해 소비 트렌드 변화까지 겹치면서 대표적인 서민 자영업종인 음식점업에서 밀려나는 중장년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대규모 레스토랑형 피자 매장에서 주거 밀집단지의 소형 매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피자헛 패스트 캐주얼 매장. 1인 메뉴를 강화하고 3800~1만500원의 합리적 가격으로 피자를 제공한다.
대규모 레스토랑형 피자 매장에서 주거 밀집단지의 소형 매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피자헛 패스트 캐주얼 매장. 1인 메뉴를 강화하고 3800~1만500원의 합리적 가격으로 피자를 제공한다.

지난해 12월 기준 음식점업 사업자는 72만9700명으로, 1년 전(72만2800명)보다 6900명(0.9%) 증가했다. 눈에 띄는 점은 연령대다. 사업자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30대 이하와 60대 위주로 증가세를 보였지만, 가장 비중이 큰 40~50대는 줄어들었다. 기존 음식점업 사업자 중에서는 50대 사업자 비중이 33%로 가장 크고 40대 사업자(27%)가 두 번째로 많다. 국세청이 사업자 현황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40대 음식점 사업자는 2015년과 2016년 각각 851명, 3720명 줄어들며 감소 폭이 커지는 추세다. 50대 사업자는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7508명, 2305명 늘었지만, 지난해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에 겹친 소비트렌드 변화가 원인”이라며 “혼밥ㆍ혼술 풍조에 적응하지 못한 탓에 음식점업 중장년 자영업자들의 퇴출이 가속화 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프랜차이즈 업계서는 혼밥족을 잡기 위해 필살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과거 1인 손님은 ‘돈이 안된다’는 업계 통념을 깨고 인테리어와 메뉴를 1인 고객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 전문업체 본아이에프가 운영하는 본설렁탕도 변신에 나섰다. 1인 테이블에는 혼밥족을 위해 책을 비치하거나 이동식기억장치(USB) 무료 충전 시설을 갖춰놓는 등 편의성을 강화했다.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로 꾸며진 포토존을 설치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화장실을 연출하며 여성 고객을 겨냥한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피자헛은 패스트 캐주얼 다이닝(FCD) 매장을 늘려나가고 있다. 외식업 트렌드가 바뀌면서 레스토랑형 피자 매장을 작게 쪼갠 것이다. 시내 중심의 메인 상권에 자리잡았던 기존과 레스토랑과 달리 주거 단지 밀집지역에 위치해 동네맛집을 표방한다. 혼밥족도 햄버거 세트처럼 피자를 먹을 수 있다. 혼자 먹기 좋은 8인치 소형 피자, 샐러드, 커피, 맥주 등을 판매한다. 지난해 3월 1호점인 구리도농점을 오픈한 후, 청주가경점, 평택소사벌점, 인천 계양점을 운영 중이며 지난 6일 목동중앙점을 열었다.

김지윤 기자/